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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독]추미애, 尹직무정지 나흘 전 故노무현 영정 찾았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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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감찰 대립' 와중 11월20일 낙산사로…"소임 접을 수 없다"

盧 '제도개혁 않고 검찰 중립 보장은 미련한 짓' 자서전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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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보타전에 봉안된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을 찾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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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서미선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낙산사에 봉안된 고(故) 노무현 대통령 영정사진을 올리며 검찰개혁 완수를 거듭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제도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고 회고한 내용도 덧붙이며 강공 행보도 예고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추 장관은 지난달 20일 오전 강원도 속초 강원북부교도소 개청식에 참석한 뒤, 같은날 오후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낙산사를 찾아 노 전 대통령 영정이 봉안된 보타전을 찾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배제 조치를 취하기 나흘 전이었다.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 영정사진을 올리고 "검찰은 검찰권 독립과 검찰권 남용을 구분하지 못하고, 검찰권의 독립 수호를 외치면서 검찰권 남용의 상징이 돼버렸다"며 "전직 대통령도, 전직 총리도, 전직 장관도 가혹한 수사활극에 희생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백척간두에서 살 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낀다"며 "그러나 이를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저의 소임을 접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3일) 추 장관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며칠 전 장관님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 영전 앞에서 그분의 말씀을 되새기며 다짐하고 오셨다"는 글이 올라왔다. 추 장관이 노 전 대통령 영정에 묵례하는 뒷모습이 찍힌 사진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자서전 '운명이다' 중 검찰개혁과 관련한 내용도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제도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가운데, 검찰은 임기 내내 청와대 참모들과 대통령의 친인척들, 후원자와 측근들을 집요하게 공격했다"며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추진한 대가로 생각하고 묵묵히 받아들였다"고 썼다.

이어 "그러나 정치적 독립과 정치적 중립은 다른 문제였다"며 "정권이 바뀌자 검찰은 정치적 중립은 물론이요 정치적 독립마저 스스로 팽개쳐 버렸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최근 외부 판단에서 연이어 판정패하며 수세에 몰린 추 장관이 '노무현 정부 때 좌절됐던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마저도 '추 장관의 거친 행보가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퇴 필요성까지 언급하고 나섰지만, 추 장관은 이날 "흔들리지 않겠다"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추 장관이 낙산사에 봉안된 노 전 대통령 영정을 찾은 20일은 법무부와 대검이 윤석열 검찰총장 대면감찰을 두고 수일째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상황이었다. 수차례 대면조사를 시도하던 법무부는 대검의 비협조로 일정이 불발됐다며 19일로 예정됐던 조사일정을 일단 유보했다.

더불어 추 장관의 낙산사 방문 당일엔 윤 총장이 2주째 일선 검사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던 날이기도 했다. 윤 총장은 그 전 주부터 일선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시작하고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바 있다. 추 장관은 결국 24일 대면조사 없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배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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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이 3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법무부는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를 결정할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0.1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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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낙산사 방문과 관련해 "추 장관이 주지스님과 친분이 있어 낙산사 홍련암을 방문했다"며 "경내를 돌고 차를 마신 뒤 서울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낙산사 보타전에는 노 전 대통령 영정이 봉안돼있다. 노 전 대통령 옆의 영정은 2018년 입적한 설악산 신흥사 조실 설악당 무산 대종사다.

홍예문 앞에 마련된 기념식수길에는 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산림 복구를 기원하며 심은 나무들도 있다. 2005년 발생한 양양 대형 산불로 낙산사 전각 대부분이 전소됐지만, 보타전과 홍련암, 해수관음상 일부만 화마를 피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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