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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베를린 소녀상’ 영원히 자리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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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미테구의회, 영구존치안 의결

女인권 보편적 공감대 지지 얻어

日 집요한 철거 노력 되레 역효과

이용수 할머니 “독일 모든분께 감사”

세계일보

독일 시민들이 지난 10월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동상 설치 배경 등이 적힌 비문을 읽어보고 있다. 베를린=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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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요청으로 철거 위기에 놓였던 독일 수도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이 그대로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잔학한 성폭력 사건의 의미를 베를린 시민들이 깊이 공감한 것으로,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또 하나의 계기가 마련됐다.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1일(현지시간) 전체 회의를 열어 평화의 소녀상 영구 설치 결의안을 찬성 24명, 반대 5명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녹색당의 프랑크 베르테르만 의장은 “성폭력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의 소녀상 보존을 위한 결의안이 다수결로 의결됐다”고 전했다. 찬성 의견이 압도적인 만큼 소녀상의 영구적 설치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자필 편지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독일의 모든 분께 거듭 감사를 드리며 영원히 이 소녀상을 지켜달라”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녹색당과 좌파당이 공동 제출한 결의안은 평화의 소녀상이 미테구에 계속 머물 방안을 구의회의 참여 아래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좌파당의 틸로 우르히스 구의원은 의안에 대해 “평화의 소녀상은 2차대전 중 한국 여성에 대한 일본군의 성폭력이라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전쟁이나 군사 분쟁에서 성폭력은 일회적 사안이 아니고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이 인류 전체에 갖는 보편성과 역사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미테구의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여성운동가 이나 다름슈테터는 “(소녀상 문제는) 한·일만의 문제이기보다는 전쟁 중 여성에 대한 구조적 폭력의 문제로, 이를 국가 간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여성의 존엄을 되찾을 기회를 빼앗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희경·박지원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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