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판결 받고 서울로 돌아가는 전두환 |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전두환(89) 전 대통령의 5·18 사자명예훼손 판결에 대해 지역 인권변호사들이 "사필귀정이나 실형이 아닌 점은 아쉽다"고 표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는 1일 논평을 통해 "상식과 역사적 정의를 확인한 사필귀정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기간 군이 헬기 사격한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는 전날 광주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두차례 헬기 사격이 모두 역사적 사실로 인정되며 전씨의 군 지위 등을 볼 때 이를 알 수 있었으므로 명예훼손의 고의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민변은 "사죄도 반성도 하지 않으면서 5·18을 폄훼했던 전두환을 법원이 단죄한 것은 5·18 진상규명의 단초이기도 하다"며 "더불어 역사 폄훼 세력에 맞서 싸우신 신부님의 정신이 후대에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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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 것은 아쉽다. 전두환은 재판 내내 반성하지 않았고, 사죄도 하지 않았다. 언제든 다시 5·18을 왜곡할 수 있어 불행한 역사를 반복할 수 있는 불씨를 남겨둔 판결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다시 한번 전두환에게 충고한다. 판결에 불복하기에 앞서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죄하고 진실을 밝히기 바란다"며 "전두환의 고해성사는 분열의 역사를 마감하고 사회통합으로 가는 지름길이자 5월의 한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렇지 않으면 전두환은 언제든 다시 광주의 법정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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