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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비즈톡톡] 게임쇼 '지스타', 부산 떠날까… 2021년 행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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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 2020이 지난 22일 막을 내렸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초 온택트(온라인+대면) 개최됐지만, 누적 157만명의 시청자가 생방송을 찾으며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평가입니다.

지스타는 대표적인 소비자 전시회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수능이 연기됐지만, 매년 지스타는 수능 당일 개막하기도 합니다. 수험에서 해방된 고3 게이머들을 불러들이기 위함입니다.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는 금요일 저녁부터 전국에서 밀려드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지난해 지스타 방문자는 누적 24만명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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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8가 열린 벡스코 앞 야외주차장을 메운 참관객들. /한국게임산업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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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파가 찾는 만큼 지스타의 경제적 효과도 큽니다. 2015년 부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지스타 경제효과 분석’에 따르면, 2014년 지스타가 부산에 준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1252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연간 1957명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행사 규모가 커진 만큼 현재 경제적 가치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연히 부산시가 지스타에 쏟는 관심과 애정도 큽니다. 지난 19일 지스타2020 개막식을 찾은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지스타는 지난 12년 동안 부산시의 ‘아이콘’으로 함께 성장해온 존재"라며 "부산시가 가진 자원을 집중해 지스타를 세계적인 전시회로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박 부시장은 특히 "지스타는 부산, 부산은 지스타"라며 부산과 지스타의 ‘연’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박 부시장의 개회 축사에는 ‘속뜻’이 있습니다. 지스타와 부산시 간 계약은 올해가 끝입니다. 지스타2021 개최지를 새로 선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스타 개최지 계약은 최장 4년으로, 첫 2년을 보낸 후 중간 평가를 거쳐 2년을 추가 연장합니다.

지스타는 2005년부터 시작한 행사입니다. 첫 개최지는 경기도 일산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열리기 시작한 건 2009년부터입니다. 부산시는 2013년과 2017년 두번의 입찰을 통해 지스타 개최를 연장해왔습니다. 2017년 선정 당시 부산시는 "4년 뒤 지스타를 영구 개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부산시가 지스타에 쏟는 정성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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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2020이 열린 부산 벡스코. 코로나19로 온택트 개최된 모습이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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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지스타 개최지는 무난하게 부산시로 결정될 것이라는 여론이 대세였습니다. 그간 부산시와 지스타는 성공적인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지스타는 부산에서 중흥기를 맞았고, 부산시는 매년 11월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2017년 선정 당시 경기도·성남시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입찰에는 부산시만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미묘합니다. 우선 코로나19가 문제입니다. 행사가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되며, 굳이 벡스코 같은 대형 컨벤션이 필요하냐는 의문이 나옵니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겸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 지스타2020 개막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지스타도 오프라인 개최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온라인 지스타 경험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부산시장이 공석이라는 점도 발목을 잡습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여성 직원 성추행을 인정하고 사퇴한 후 부산시장 자리는 비어 있습니다. 보궐선거는 내년 4월로, 지스타2021 개최지 선정이 끝난 이후에 치러집니다. 지자체장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성남이나 고양(일산) 등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다면 부산의 수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새 개최지 선정 공고를 올리고, 내년 초에는 개최지를 확정한다는 목표입니다. 협회 관계자는 "내년 코로나19 종식 여부나 온택트 행사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개최지는 선정해야 한다"며 "예년처럼 내년초엔 개최지 선정을 마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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