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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시인 "詩 앞에선 자유로워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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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문화재단 '청운동, 문학산책' 예술감독

문체부 주최·지역문화진흥원 주관

'지역문화 콘텐츠 특성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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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민정 시인. 2020.11.27. (사진 = 종로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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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모든 시(詩)를 어떻게 다 좋아할 수 있어요? 자연스럽게 자신의 취향을 찾고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죠."

윤동주·김소월 이후 가사(假死) 상태에 빠져있던 시심(詩心)에 심장 충격을 가한 듯, 시(詩)에 대한 흥미(興味)가 벌떡 일어난다.

김민정 시인(난다 출판사 대표)은 명쾌한 '시(詩)처방사'다. 시에 대한 마음을 쥐어짜는 부담 없이도, 시를 즐기게 만든다.

지난 24일 대학로에서 만난 김 시인은 "시 앞에서 자유로워져 능동성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취향이 판을 건강하게 만들잖아요!"

김 시인이 주요 프로그램을 기획한 '청운동, 문학산책'이 훌륭한 보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지역문화 콘텐츠 특성화 사업의 하나다. 종로문화재단은 청운동 일대 시문학 특화 프로그램으로 5년 연속 이 사업에 선정됐다. 시와 시인을 주제로 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시인은 지난해부터 예술감독을 맡아 '청운동, 문학산책'의 주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시인 장석주·박연준 부부와 만남 등이 인기를 누렸다.

"작년에는 다양한 시인을 소개하는데 집중을 했어요. 많은 시민들이 '이렇게 많은 시인이 있고, 다양한 스타일의 시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신기해하셨죠. 낭송도 했는데, 시에 몰입이 더 잘 된다고 만족해하셨어요."

종로문화재단은 올해부터 프로그램 당사자인 시인 중심의 특화 프로그램에 더 초점을 맞췄다. 재단과 문학동네가 문체부의 '11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지난 24일부터 오는 28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지하 다목적홀에서 진행하는 '가을 총총 시 콘서트 - 11월은 다시 다, 시詩를 읽을 무렵'이 대표적이다.

14인의 시인과 1명의 평론가와 10권의 복간 시집을 읽는 시 콘서트. '문화가 있는 날? 시가 있는 날?'을 주제로 김언희, 김사인, 이수명, 성석제, 성미정, 함민복, 진수미, 박정대, 유형진, 박상수 시인이 '문학동네 포에지'로 복간된 10권의 시집과 함께 5일간의 릴레이-시-낭독회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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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릴레이 시 낭독회 1일차. 2020.11.27. (사진 = 종로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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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인과 함께 오은 박연준, 박준 시인과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사회를 맡았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비대면 온라인 행사로 전환됐지만, 호응을 얻고 있다.

김 시인은 "시로 벌이는 '난장(亂場)'"이라고 했다. "시를 복잡하게 생각하거나, 어려워하기보다 '키득'거리면서 빠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아무 곳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해설을 보는 법'에 대해서도 전달 드리는데 '글이 어렵다'고 생각되면, '무시해라'고 말씀 드려요. 하하. '문학 수업'이 아닌 '즐기는 독서'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니까요."

종로문화재단에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신인에게도 흔쾌히 자리를 내주시며 '시는 공평하다'는 걸 깨닫게 해주세요. 평소에는 생각하기 힘든 '시로 행사를 하는 '값진 경험'도 주시고요, 시를 위해 버스 광고도 해주셨어요!"

맡은 일은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는 김 시인에 대해 신형철 평론가는 과거에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라 불렀다. 그 말을 증명하듯, 김 시인은 여전히 부리나케 움직이고 있다.

신간 시집 시리즈인 문학동네시인선의 150번째 시집 출간을 앞두고 김 시인은 최근 복간 시집 시리즈 '문학동네포에지'도 시작했다.

시인들의 청년기를 지금 복원해 낸다는 의미가 큰데, 특히 문학동네 외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됐던 시집들도 포함한다. 시리즈를 기획, 편집한 김 시인은 이 시리즈에 애정을 담뿍 담았다.

"시인들 사이에서 '부끄러운데 세상에 내놓는 것이 맞는가' '또 한 번 고치고 싶은데 손을 대는 것이 맞나' 등의 의견이 나왔어요. 그래도 내는 것이 '첫 시집의 정의'라는 말도 나왔고, 당시 완벽한 교정을 보지 못했으니 손보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나왔고요. 무엇보다 시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호응하고 있어요. 추천사, 해설이 없고 '기획의 말'도 속지 형태로 끼웠죠. 예전부터 기획을 했고, 문학동네시인선이 자리잡기를 기다렸어요. 디자인을 결정하는 데만 4년이 걸렸죠."

'청운동, 문학산책'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종로에 대한 애정도 커졌다. "서울의 상징성이 있는 곳이잖아요. 종로를 기점으로 '시 횃불'이 켜져 전국적으로 퍼졌으면 해요. 또 시는 '따라 읽기'가 중요한데, 계속애서 '당신들이 아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전달 드리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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