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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진은 말한다] 독재정권 당장 물러가라, 1987년 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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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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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문에 의해 사망한 박종철 군 야간 추모 미사가 명동성당에서 거행됐다. 이날 성당 미사에 참여하려는 가톨릭 신자들은 통행에 고통을 받았다. 이때 어느 할머니가 박종철 사진을 왼손에 들고 성당 입구를 막고 있는 전경들을 향해 '독재정권 당장 물러가라, 이눔들아 박종철을 살려내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목소리가 쩌렁쩌렁해서 얼굴을 보니 노동 조건 향상을 위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을 쉬게 하라'고 절규하다 분신자살한 전태일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1929~2011)였다. 이 여사는 아들이 분신자살한 이후 노동운동을 하는 현장에는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고 빠짐없이 나타나는 노동운동가로 변신했다. 또한 경찰 수배를 받는 조영래, 장기표 등을 집에 숨겨주기도 했다. 그는 노동집회가 있는 날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바람에 포고령 위반으로 네 차례나 구속되기도 했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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