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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韓 AI 마스터급 인재, 美 4% 불과…복수학위제로 인력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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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보고대회 ◆

매일경제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이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MBN 개국 26주년 보고대회에서 `초인 AI가 온다`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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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핵심 인재를 'AI마스터'로 규정합니다. 이제 정부가 AI마스터 육성에 앞장서야 합니다."

MBN은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개국 26주년 보고대회에서 광주광역시,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함께 '초인 AI가 온다'를 주제로 곧 다가올 미래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시작해 현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며 진화를 거듭해 왔다. 기존 도구들과 다르게 자신을 탄생시킨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초인'적 성격을 지닌 AI를 제대로 다룰 수 있어야 미래를 주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이날 보고대회 발표의 골자를 이뤘다. 지난해 주제로 택했던 '데이터 언록(Unlock) 혁명'에 이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해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AI의 실상과 미래를 다룬 것이다.

김기선 GIST 총장은 인간보다 뛰어난 초인 AI를 '비욘드 사피엔스(Beyond Sapiens)'라 칭하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인간 조종사와 5차례 맞붙어 완승을 거둔 AI 전투기 조종사, 암 치료에 이용되는 IBM의 왓슨 AI, 경범죄 판결에 관여하거나 판결문을 작성하는 사법 AI, 미국 NASA가 화성 분화구 탐사에 활용하는 AI 등은 오늘날 이미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한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AI들이다.

하지만 결국 인간이 올바른 방향 설정을 해줄 때 AI도 제대로 이용 가능하다는 것이 김 총장의 진단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AI 챗봇이 누리꾼들의 언어를 학습한 뒤 트위터에 욕설을 한 사례를 언급한 김 총장은 "600만년간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며 쌓아온 인간의 도덕과 철학, 뜨거운 숨결이 AI에 불어넣어졌을 때 비로소 유토피아도 가능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MBN을 대표해서 연단에 오른 김수형 MBN 기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AI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수준 높은 인재 육성을 위한 투자를 강조했다. 톱 콘퍼런스에서 논문을 발표한 경험이 있는 머신러닝의 최고 전문가를 'AI마스터'로 규정할 때 이 수준을 갖춘 인재는 전 세계 2만2400명인데, 미국에서 46%인 1만명, 중국에도 11%인 2500명이 활동하는 반면 한국에는 고작 1.8%인 405명만 있는 것이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다. 김 기자는 "정부는 2년 뒤 세계 4대 AI 강국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고, 3년 뒤에는 AI 유니콘기업 10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까지 세웠는데 인재 없이 가능한 목표일까"라고 꼬집었다. AI 인재를 필요로 하는 한국의 기업들은 실리콘밸리 기업과 비교하면 초봉이 절반에 불과해 인재 유치 경쟁을 하기 어렵고, AI 학습이 가능한 공개 데이터는 2만4000여 개 가운데 고작 0.3%인 68개에 그쳐 일할 환경도 열악하다는 진단이다. 그 결과 AI마스터 수준은 고사하고, AI를 기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인력조차 현재는 1900명, 2022년에는 3000명이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한국이 AI 강국이 되려면 개인이나 기업의 노력은 물론 국가적 투자가 절실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김 기자는 "AI대학원에서 인재가 본격 배출되기 시작하는 2025년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핵심 인재를 잡기 위한 펀드를 조성해서 장학금을 이용해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과의 대우 차이를 줄이고, 개도국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연구소 현지화 전략을 확대하라"고 제안했다. 비단 AI마스터 수준이 아니더라도 관련 인력을 늘리기 위해 대학 AI 복수학위제, AI 견습제 도입도 유용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보고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로 예년보다 적은 155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하지만 MBN은 유튜브 생중계를 병행하는 방식을 택해 AI를 잘 알고 싶은 일반인들의 관심까지 받을 수 있었다. 보고대회와 함께 출판된 도서 '비욘드 사피엔스'도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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