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KCGI 대표가 올해 2월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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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립 중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임시주주총회를 준비한다. 기존 이사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책임을 묻고 새로운 이사회를 설립하기 위해서다.
KCGI는 20일 한진칼에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주요 안건은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안이다. 상법상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지닌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이사회에 요구할 수 있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과 함께 '3대 주주연합'을 맺으면서 총 46.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CGI 측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도·결정한 이사회의 책임을 묻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겸비한 신규 이사들이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회사의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자 한다"라며 "정관 변경을 통해 산업은행이 이번 투자합의를 통해서 한진칼에 요구했다는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여러 방안을 포함해 회사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CGI에 따르면 한진칼의 6%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는 조 회장은 자신의 돈은 단 한 푼도 들이지 않고 국민 혈세가 동원된 희귀한 '무자본 M&A'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세계 7대 항공사 회장으로 추대된다. 또 산업은행을 백기사 삼아 상실될 위기에 있던 경영권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KCGI는 "한진칼 이사회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 등에 관한 면밀하고 신중한 실사조차 실시하지 않고 기존 주주의 권리 보호 방안에 관하여 아무런 고려도 없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안을 강행하고 있다"며 "대법원 판례가 금지하는 경영권 유지를 위한 위법한 신주발행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지만, 현 경영진은 조 회장 경영권 방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CGI는 산은의 오너 일가 경영권 감시 장치들이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산은은 투자합의서를 통해 윤리경영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책임, 경영평가위원회의 감독에 의한 엄정한 경영책임 부과, 조 회장의 위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의무 부과 등을 내세우며 마치 경영권과 관련하여 중립을 주장하지만 이는 '조원태 구하기'를 위한 허울좋은 명분 쌓기"라며 "회사와 모든 주주의 이해관계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항을 밀실합의를 통해 정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질서와 법치주의 이념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진칼 이사회 측에서 KCGI의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이사회가 거부할 경우, 향후 법원의 허가를 받아 임시주총을 다시 한 번 소집할 예정이다. 법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45일 내에 임시주총을 승인해줘야 한다. 한진칼 측은 KCGI의 임시주총 소집 청구에 대해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CGI 주주연합 측은 지난 18일 산업은행을 상대로 한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5,000억원)를 막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이번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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