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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팔이 거위알만해졌다"...화이자·모더나 백신 부작용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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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화이자 백신 모형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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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이 임상 3상에서 95%의 효능을 보였다는 최종 결과가 발표됐다. 화이자는 20일(현지시간)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할 계획이다. 통상 한달 이내인 FDA의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다음 달 중순까지는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



"획기적인 이정표"



이에 대해 미국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과학의 획기적인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화이자는 지난 7월 부터 미국과 전 세계 120여개 지역에서 4만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데이터를 분석해 공개했다. 시험 참가자들의 절반은 백신 후보물질을 2회 접종하고, 나머지 반은 플라시보(가짜약)을 투여했다. 그 결과 플라시보 그룹에서는 코로나 감염 사례가 162건 발생한 반면 백신 접종 그룹에서는 8건에 그쳤다. 이 수치를 비교했을 때 백신 후보 물질이 95%의 효과가 있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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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화이자 제조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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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가 이번에 발표한 결과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94%의 예방률을 보였다는 점, 다양한 인종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백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발표된 최종 분석 결과를 통해 화이자 백신이 연령, 인종에 상관없이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부작용은?



화이자는 부작용에 대해 “심각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의 3.7%가 피로감을 보였지만, 임상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의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주사 부위에 통증을 느끼거나 열이 나타나는 정도의 부작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는 쇼크나 호흡 곤란 등에 비하면 열이나 통증은 경미한 부작용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이는 ‘무시해도 되는’ 수준인걸까? 사이언스는 18일(현지시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열ㆍ통증은 위험하지는 않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강렬할 수도 있다”는 온라인 기사를 통해 이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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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을 투여받는 임상시험 참가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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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에 따르면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계산생물학을 공부한 루크 허치슨(43)은 모더나 백신 실험에 자원했다가 통증과 고열에 시달렸다. 두 번째 주사를 맞은 후 팔이 ‘거위알 크기’만하게 부풀어 올랐고, 근육통과 38.9°C의 고열에 시달렸다. 증상은 반나절이 지나서야 가라앉았다. 허치슨이 플라시보를 맞았는지, 백신을 맞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는 이와 관계없이 “심각성에 대해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허치슨은 사이언스에 “일부 사람들은 반응원성(reactogenicity)에 따라 일시적이더라도 강한 부작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잘 대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독감 백신보다는 높은 비율"



사이언스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 임상에 참여한 백신 접종자 2% 미만이 39°C에서 40°C의 고열 증상을 보였다. FDA 승인을 받게 되면 12월 말까지 미국 내 3500만 명에게 백신을 공급할 계획인데, 2%면 70만 명이 해당하는 수치다. 사이언스는 “부작용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모더나 대규모 임상 결과를 분석했다. 백신 부작용을 감독하는 독립이사회에 따르면 참가자 중 9.7%가 피로, 8.9%가 근육통, 5.2%가 관절통, 4.5%가 두통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 화이자의 경우 앞서 밝힌대로 이보다는 낮은 수치를 보였다. 아놀드 몬토 미시간대 공중보건대학 역학학자는 사이언스에 “이는 대부분의 독감 백신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높은 비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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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코로나19 백신 모형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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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은 필요…“부작용 투명하게 공개해야”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작용이 백신 접종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고 설명한다. 뉴욕에 있는 마운트 시나이 의대 백신학자 플로리안 크래머는 직접 화이자의 임상 시험에 참여했다. 크래머는 “(이 같은 부작용은) 불쾌하지만 위험하지는 않다”며 “반응원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화이자가 공개한 반응원성 자료를 보면 백신 후보물질은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고, 대부분의 부작용 발생 사례들은 투여를 마친 후 해소됐다.

베르니스 호슈만 펜실베니아 의대 소속 백신 전문가는 “투명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백신의 부작용을 숨기기 보다, 맞는 사람들에게 심하지만 일시적인 발열 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슈만은 “진짜 문제는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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