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 대모산성 동성벽 구간.(문화재청 제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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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경기 양주시 대모산성(사적 제526호)에서 고대산성의 성벽 축조방식과 집수지(성내의 용수 확보 및 식수 보관 등을 위한 목적으로 축조한 시설물)가 확인됐다.
1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양주시가 추진하고 기호문화재연구원이 진행 중인 양주 대모산성 10차 발굴조사에서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
양주 대모산성은 대모산(해발 212m)의 정상부에 축성된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성의 규모는 둘레 726m, 내부 면적 5만 7742㎡이다. 대모산성과 성의 북동쪽에 자리한 불곡산 사이에는 고대 교통로(장단도로)가 위치하며, 대모산성은 한강과 임진강유역 진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로 파악된다.
또한 양주 대모산성은 연천 대전리산성과 함께 나당전쟁의 중요 격전지인 매소성으로 비정될 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이다. 산성에 대한 발굴조사는 1980년에 시작해 1~7차 발굴조사(1980~1998년)로 3개소의 문지와 성 내부에 조성된 건물지 등에 대해 간헐적으로 실시됐다.
2013년 사적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유적의 보존과 정비를 위한 종합정비계획이 2016년에 수립됐다. 이에 따라 진행된 8~10차 발굴조사(2018~2020년)는 집수지 및 성벽의 축조수법과 구조를 파악해 향후 종합정비 사업에 활용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됐다. 특히 이번 10차 발굴조사에서는 대모산성 문지 중 동문지와 서문지 주변 성벽 2개 구간(이하 동성벽·서성벽)과 집수지 시설이 확인됐다.
양주 대모산성 동성벽 구간 보축성벽.(문화재청 제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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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은 석축된 내·외벽과 그 사이에 채워진 뒤채움 돌이 체성벽을 이루며, 외벽은 장방형(직사각형)과 방형(정사각형)의 면석을 이용해 '품'(品)자 형태의 바른층 쌓기, 내벽은 허튼층 쌓기를 이용해 축조됐다. 외벽에서는 단면형태가 직각 삼각형에 가깝게 덧붙여 쌓은 보축성벽이 확인됐고, 보축성벽은 장방형의 정다듬 석재를 바른층으로 쌓아 축조했다.
동성벽 구간의 보축성벽은 보축에 사용된 면석이 서로 맞물리도록 비스듬하게 쌓아 올린 형태이나, 서성벽 구간의 보축성벽은 하단부에서부터 약 4~10㎝ 정도로 퇴물림 쌓기한 양상으로 구간에 따라 축조수법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동성벽은 높이 약 9.7m, 보축성벽 최대 50단이 남아있으며, 서성벽의 경우 높이 약 7.6m, 보축성벽 최대 40단이 남아있다.
동성벽의 외벽에는 남-북 방향으로 약 5m, 동-서 방향으로 11m가량 돌출된 형태의 치가 시설된 점이 특징이며, 치와 9·10차 발굴조사의 보축성벽에 사용된 석재의 형태와 가공방식, 축조수법 등의 비교를 통해 성벽의 보수와 개축여부가 확인됐다.
집수지는 서성벽 구간과 함께 성 내부에서 가장 저지대(해발 180m)에 해당하는 서문지 주변 평탄지에 자리하고 있다. 집수지가 조성된 위치는 지하수와 빗물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곳이며, 이와 같은 축조 위치 선택은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1차적 목적 외에 홍수 발생 시 수압과 토압이 직접적으로 성벽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결과로 보인다.
2019년에 진행된 9차 발굴조사에서는 집수지가 12~13m 규모의 보호석축(수원보호시설), 5~6m 규모의 선축 집수지, 2.7~3.3m 규모의 후축 집수지로 이뤄졌음이 확인됐다. 집수지의 북동쪽에서는 지름 1.3m, 깊이 1.5m의 소형 우물이 확인됐다. 현재까지도 우물이 노출된 면까지 지하수가 차오르는 상황이며, 우물은 집수지와 관련된 시설로 추정된다.
양주 대모산성 집수지 전경.(문화재청 제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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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선축 집수지와 보호석축 사이에서 확인된 석재와 2019년 9차 발굴조사 과정 중 우물 상부에 놓인 석재에서는 홈구멍이 관찰됐다. 이는 9차 발굴조사 1호 원형수혈유구 내부에서 출토된 가면 용도의 얼굴모양 토제품, 1981년 2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청동마, 토제마와 함께 산성 내 제의행위의 결과물로 추정된다.
출토유물은 굽다리접시(고배), 토기 완, 토기 뚜껑, 호형 토기 등의 토기류, 줄무늬(선문)·격자문 평기와, '덕부사'(德部舍), '부부'(富部)명이 새겨진 명문기와 등의 기와류, 화살촉(철촉), 철준, 차축할 등의 철기류가 있다.
문화재청 측은 "이번 조사에서는 사례가 드문 평면형태 사각형, 단면형태 계단식의 집수지가 확인돼 특징적이며, 집수지의 보수와 개축 흔적도 발견돼 주목된다"며 "또한 제한적인 범위의 조사 성과로서 고대 석축산성의 구조와 축조수법을 부분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종합정비에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양주시는 앞으로 대모산성의 연차별 발굴조사를 통해 체계적인 종합정비를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유적의 경관 측면과 접근성을 개선해 시민이 쉽게 탐방할 수 있는 유적지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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