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 하락에 따른 발주 증가 덕분
모잠비크, 러시아 등에서 추가 수주 기대
LNG 추진 컨테이너선. 현대중공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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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기불황으로 수주 절벽에 몰렸던 국내 조선사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최근 잇따른 수주 성공으로 연초 세웠던 목표치의 절반을 넘어선 데 이어 연말까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의 추가 수주에 올인할 태세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2곳이 올해 수주 목표액의 50%를 넘겼다. 전날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은 63억1,000만달러를 수주, 올해 목표액(110억달러)의 57.3%를 채웠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목표액(72억1,000만달러)에서 54.8%(39억5,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만 올해 목표액(84억달러)의 15.2%(12억8,000만달러)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달 말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주 가뭄으로 국내 조선사 중 올해 수주 목표액의 절반을 넘긴 곳은 전무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국내 조선업계 누적 수주량은 262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전년동기대비 56.3% 감소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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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이달부터 반전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9일 30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유럽지역 선사에서 2,019억원에, 17일에는 오세아니아 소재 선주로부터 같은 급의 VLCC 10척을 9,857억원에 가져왔다. 이달 한달 동안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금액만 1조원을 넘는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달 13일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을 7,226억원에 받아왔다. 삼성중공업도 17일 원유 운반선 3척을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1,946억원에 챙겨왔다.
조선업계는 연말 수주 증가 배경을 선가 하락에서 찾고 있다. 올해 신조 선가는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지속, 지난해 말 대비 4~5% 낮은 수준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들이 가장 많이 수주한 VLCC 가격은 올 4월 척당 9,100만달러에서 10월말 8,500만달러로 떨어졌다. 2만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선 가격도 10월말 기준 1억4,250만달러를 기록, 4월말 대비 250만달러 떨어졌다. LNG선 가격만 척당 1억8,600만달러를 유지 중이다. 여기에 일부 선사는 조선업 업황 등을 고려해 연말에 몰아서 발주하는데, 이때 기술력이 검증된 한국 업체들을 많이 찾는 것도 연말 수주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의 쇄빙 LNG 운반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
국내 조선사들은 남은 연말 동안 추가 수주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기대하는 건 모잠비크와 러시아 등에서 진행 중인 총 10조원 규모의 LNG 프로젝트다. 미국 에너지업체 아나다코는 올해 모잠비크 LNG 개발 프로젝트의 최종 투자계획을 확정, LNG선 15척을 발주했다. 이중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이 8, 9척 정도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러시아가 추진 중인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를 위한 쇄빙 LNG 운반선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단가가 높은 LNG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남은 연말 기간 총력을 기울여 올해 수주 목표액에 근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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