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핵심관계자가 18일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해 한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박차고 나온 금 전 의원이 ‘야권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고민거리를 하나 얻게 됐다. 과거 악연 때문이다.
2012년 11월 13일.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과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 측 인사들이 단일화 협상을 위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류가헌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안 후보 측에서 나온 이태규 당시 미래기획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조광희 후보 비서실장과 문 후보 측에서 협상 대표로 나온 박영선, 윤호중, 김기식 의원. 중앙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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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야권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거냐는 질문에 “책임감을 갖고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합리적 정치 복원을 위해서는 여러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야권연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내년 4월 재보선 때 야권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금 전 의원과 같이 국민의힘 밖에서 뛰고 있는 대표적인 야권 인사가 안 대표다. 안 대표는 최근 호감도가 낮은 국민의힘 중심으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및 2022년 대선 승리가 어렵다며 야권 재편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관심 없다”고 일축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와 재편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3석만 가진 국민의당과 안 대표에게 내줄 수 없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강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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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안 대표가 금 전 의원 등과 접촉면을 넓히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야권 핵심 관계자는 “만약 금 전 의원과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분리돼 독자적으로 세력화할 경우, 그들에게 시선을 줄 사람은 민주당 지지층이 아닌 국민의힘 지지층이 될 수 있어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순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지도와 대중적 영향력이 있지만, 세력이 부족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에게 나쁠 게 없는 윈윈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당장 손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인연을 맺은, '원조 친안'이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전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고 안 대표가 대선 주자로 조명받던 2012년 6월,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와 단둘이 식사를 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안철수 원장(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님과 점심. 늘 그렇듯이 많이 배우고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 즐거움이나 재미로만 끝날 일은 아니지"라는 글을 남겼다.
안 대표가 같은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금 전 의원은 안철수 캠프 상황실장을 맡아,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벌일 때 협상단으로 나섰다.
그러나 둘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4년 안 대표가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고, 같은 해 7.30 재·보궐선거에 금 전 의원이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려 했지만. 이 지역에 민주당 출신 기동민 의원이 전략공천되면서 금 전 의원은 탈락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둘은 사실상 결별했다. 금 전 의원은 2015년 발간한『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 "소통이 부족했다", "대선 때 사퇴는 최악의 수였다"며 안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야권 재편을 위해 금 전 의원과 조만간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안 대표와 감정적 매듭이 얼마나 꼬여있는지, 어떻게 풀어야 할 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태규 당 사무총장.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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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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