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
경찰청은 16일 오후 “지난 9월 대구 수성경찰서에 윤성환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고소장이 접수됐다”며 “도박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반 사기 사건”이라고 밝혔다. 고소인은 “윤성환이 3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포츠서울은 이날 “삼성의 프랜차이즈 선수가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최근 행방이 묘연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 삼성의 입장은 “사실 관계 확인 중”이었다.
윤성환은 2004년 삼성 입단 후 한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통산 425경기에 출전해 135승 106패 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 중이다. 올해는 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평균자책점 5.79)만을 남겼다. 지난 8월 21일 SK전에 등판한 이후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당시 그는 1과 3분의 2이닝 동안 볼넷 3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로 4실점 했다. 삼성은 윤성환을 내년 전력에서 제외한 상황에서 도박 의혹 관련 보도까지 나오며 논란이 일자 “윤성환을 자유계약선수(FA)로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윤성환은 “도박 문제는 사실이 아니며 잠적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말 억울하다. 결백을 밝히고 싶다. 경찰이 조사하겠다고 부른 적도 없다. 경찰이 부르면 언제든 가겠다. 지금은 내 결백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거액의 채무가 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선 “채무가 있는 건 맞지만, 도박과는 무관하다. 조직 폭력배와 연루됐다는 건 더더욱 사실이 아니다”며 “오히려 내가 도박과 전혀 무관하다는 걸 경찰 조사에서 밝혔으면 좋겠다. 사실이 아닌 소문이 사실처럼 퍼지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반박했다.
윤성환은 “시즌이 끝나기 전 2군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는 것은 맞는다”면서도, 구단 측의 대우에 서운함을 느껴서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9월 삼성 관계자가 ’2021시즌엔 계약할 수 없다. 은퇴하거나,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주는 등 선수가 원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정말 서운했다. 나는 삼성에서만 뛰었고, 우승도 여러 차례 했다. 은퇴는 삼성에서 하고 싶었다. 한 팀에서 오래 뛴 선수를 구단이 예우하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게 마무리하고 싶어서 다른 직원을 통해 대표이사와 면담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지만 답이 없었다. 시즌 막판 구단에서 연락이 왔지만 그땐 통화하고 싶지 않아서, 연락을 피했다. 다른 관계자와는 연락되는 상태였다. 이걸 ‘잠적’이라고 표현해도 되는가”라고 했다.
윤성환은 2015년에도 삼성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됐다. 당시 검찰은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해선 참고인 중지 처분을 했고, 불법 인터넷 도박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참고인 중지는 주요 참고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들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어 수사를 끝낼 수 없는 경우 수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다. 핵심 참고인 소재가 파악되면 수사가 다시 진행된다. 윤성환은 “당시 나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금도 나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내 이미지는 되돌릴 수 없었다”며 “선수로 더 뛸 수 없는 상황이란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오해를 받으며 선수 생활을 끝내고 싶지 않다. 나는 결백하다”고 말했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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