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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넷] “어이없다.” 호사카 유지 교수의 반응이다.
11월 9일 세종대 정문 앞.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이 든 현수막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호사카 유지는 일본 정부, 일본군, 조선총독부가 조선 여인을 집단 성폭행한 증거를 제시하라.”
기자회견을 주최한 단체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국사교과서연구소 등이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실제 일본군위안부엔 일본인 여성이 절반인데, 어떻게 조선여성들을 대상으로만 인신매매를 하고 집단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하는 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누리꾼이 주목한 것은 인도계로 보이는 한 외국인 여성의 시위참여다. 한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평은 이것이다. “참 너무들 하시네. 외국인까지 동원해서 저러고 싶을까.” 그러니까 이들 단체가 위안부 이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외국인 여성까지 일당을 주고 데리고 와서 머릿수를 채웠다는 것이다. 확인해봤다.
“동원이라니요. 자발적으로 참여한 겁니다.”
기자회견을 연 김병헌 국사교과서 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그는 동시에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의 대표이면서 이날 행사의 주최자다.
김 대표는 해당 여성이 스스로 세종대에 재학 중인 인도 유학생이라고 밝혔고, 자기도 이름이나 자세한 인적사항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여성이 들고 있는 피켓은 김 대표 측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그건 우리가 만든 게 맞습니다. 자기는 ‘호사카 교수가 싫고 당신들 말이 맞는 것 같다’며 적극 동참했습니다.” 김 대표의 주장이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의 반박이다.
“제가 싫다고 했다는데, 저는 그 학생을 가르친 적 없고, 제 수업에 인도계 학생이 들어온 적도 없습니다.”
재직 중인 학교 앞에서 공격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과거 일본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대학교수가 되었는데, 일본의 극우세력들이 학교 측에 협박 e메일과 팩스, 전화 등을 보내 교수직을 못 하도록 집요하게 항의한 일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위안부는 창녀였다’라고 주장하는 세력과 일본의 극우세력이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사카 교수는 “(김 대표 측 주장의 진위 여부는) 금방 확인이 가능한 사실”이라며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 움직였는지 파악해 반박자료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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