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내부에서 후보를 찾겠다"며 선을 긋고 있다. 현재 미약하지만 국민의힘 ‘자체' 서울시장 후보로 누가 꼽힐까.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살펴봤다.
전·현직 구청장, 박춘희·조은희
국민의힘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경우는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한 명뿐이다. 박 전 구청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에 다시 희망을 불어넣어 정권 교체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식당을 운영하다 49세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2010년부턴 송파구청장으로 8년간 재임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후보군에 오른다. 서울 지역 구청장 25명 중 유일한 야당 소속이며 여성 구청장이다. 최근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상, 재산세 인하, 청년기본소득 등 정책으로 눈길을 끌었다. 조 구청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서울시장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조 구청장과 박 전 구청장 모두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강남3구 구청장 출신이란 점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는 미지수다. 또 아직은 중앙 정치인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인지도 높은 전 여성 의원, 나경원·이혜훈
서울에 연고가 있는 국민의힘 전직 의원들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경원 전 원내대표다. 우선 인지도가 높다. 아직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책 출간을 알리는 등 정치 보폭을 넓혀가는 상황이다. 다만 자녀와 관련된 문제로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국회에서 있었던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대한 재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여성 주자로 이혜훈 전 의원이 있다.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새로 냈다. 이 전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출마 고민이 거의 막바지에 왔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 전문가이고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선 지역구를 서울 동대문을로 바꿔 출마했지만 떨어졌다. 강북 지역 표심에 얼마나 호소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보수 험지 전직 의원, 김선동·오신환·김용태
보수 험지로 꼽히는 곳의 전직 의원들도 있다. 확장성이 강점일 수 있다. 서울 도봉을 지역의 김선동 전 의원, 서울 관악을 지역의 오신환 전 의원이다. 모두 해당 지역에서 재선 의원을 지냈다.
김 전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다음주에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까지 국민의힘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다. 원내수석과 서울시당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등 핵심 당직을 두루 거친 전략통으로 꼽힌다.
오 전 의원은 1970년대생으로 젊은 정치인이다. 최근 범유승민계 의원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만든 정치 카페 '하우스(How's)' 이사장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새로운보수당을 거친 인사로 국민의힘 내 세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또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3선을 한 김용태 전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보수 험지로 꼽히는 서울 구로을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서울 중성동을 지역 의원이던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 당의 변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 원장은 배우 심은하 씨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역 의원, 권영세·윤희숙
서울 지역구를 가진 현역 의원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 용산을 지역구로 둔 4선의 권영세 의원이 대표적이다. 권 의원은 지난 12일 라디오 방송에서 "(서울시장) 출마 권유는 많이 듣는데 더 중요한 건 후년에 있을 대선"이라며 "당이 어떤 데서 나를 더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제가 어디를, 어느 부분을 더 잘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또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강북권의 유일한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임대차3법 5분 연설'로 주목받은 윤희숙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서울시민의 불만이 큰 상황이라 경제 전문가인 그가 경쟁력을 갖는다는 분석이다. 윤 의원은 경제학 박사로, KDI 출신이다. 다만 정치 경력이 짧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당 지도부는 현역 의원의 출마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국민의힘 의석수가 103석으로 미미하기 때문에 1석이 아쉬운 상황이다. 게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현역 의원이 11명에 달한다. 재판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이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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