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판매 증권사 한숨.."소명에 최선 다할 것"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앞으로 남은 절차 동안 최대한 열심히 소명해야죠."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의 CEO(최고경영자)와 임직원에 대한 중징계가 결정되자 증권업계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CEO뿐 아니라 각 사별로 10여명의 임직원에 대해서도 중징계가 결정되면서 증권업계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중징계를 받은 증권사들은 앞으로 남은 징계 논의 과정에서 최대한 소명하겠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내놓고 있다.

11일 한 증권사 관계자는 "라임 사태가 커지면서 판매사에 대한 중징계를 예상했지만, 막상 결정되자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각 사별로 펀드 피해자에 대한 사후보상 노력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기대한 측면이 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원회(이하 제재심)는 지난 10일 밤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KB증권·대신증권 전·현직 CEO(최고경영자) 6명과 임직원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했다.

현직인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에게 각각 문책경고·주의적경고를 의결했다. 윤경은 KB증권 전 대표에 대해선 직무정지를 의결했다.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은 직무정지, 김형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는 각각 직무정지, 주의적경고를 받았다.

남은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이 같은 중징계가 최종 확정될 경우 법적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각 증권사는 지금 단계에서 법적 다툼을 언급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중징계가 최정 확정될 경우 해당 증권사의 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2019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때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 제재에 불복해 징계 취소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다.

각 증권사의 일부 사업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재심은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 업무 일부 정지 및 과태료 부과를, 대신증권에 반포WM센터 폐쇄 및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지점 폐쇄는 해당 지역에서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의미인 만큼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업무 일부 정지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지만, 징계 관련 사업과 신규 사업 추진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다수 임직원의 중징계에 따른 현장 업무 공백도 아쉬운 대목이다.

일각에선 펀드 판매사에 대한 중징계 결정은 앞으로 금융투자회사의 금융상품 판매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판매사의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이 정도 강도의 중징계 결정이 확정될 경우 앞으로 적극적으로 펀드를 팔겠다는 증권사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보다 근본적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고객에게 소개해야 하는 금융투자회사의 본연적인 역할이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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