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고위급 정책협의회 및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 출범식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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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추월일까, 순위 변동일까. 서울·부산시장을 뽑는 내년 4·7 보궐 선거를 다섯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조사 정당지지율 수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국민의힘은 “지금 일부 여론조사에 보면 서울, 부산의 경우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조금 앞서고 있는 그런 결과도 나오고 있다”(최형두 원내대변인)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관련 언급을 삼가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9일 YTN-리얼미터는 부산(민주당 29.5%, 국민의힘 34.2%)뿐 아니라 서울(민주당 30.6%, 국민의힘 32.2%)에서도 민주당이 정당지지도 1위를 빼앗겼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선 “수시로 변하는 지지율이 한두 번 뒤집히는 건 의미 없다”(수도권 재선), “조사 방법, 시간대 때문에 보수 성향에 치우친 결과가 나왔다”(당 핵심관계자)는 반응이 나왔다.
두 대도시에서 지지도가 3.5%씩 나란히 빠진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2일 당헌 개정을 결정하고 4일 재보궐선거기획단을 띄운 민주당은 자체 여론조사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전략기획위원회에서 지난주 ‘서울시민 정당별 비호감도’를 조사했고, 오는 11일부터 민주연구원이 재보궐 정책 수요를 알아보기 위한 여론조사를 한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부산 보궐선거뿐 아니라 재선거 지역까지 포함해 전국 단위의 정책 수요를 조사하는 것”이라며 “이 중 서울과 부산 결과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서울시민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비호감지수가 70% 정도, 민주당은 40~50% 정도로 국민의힘을 비호감으로 여기는 사람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직력, 인물 후보군 등에 비추어 여전히 우리가 앞선다”고 말했다.
낙관 전망 속에서도 4·7 위기론이 고개를 드는 데는 180석 압승이었던 지난 4·15 총선만큼 큰 승리를 또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한 전직 의원은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 매우 불리한 선거”라며 “차기 대선 후보감이 되지 못할 시장은 결국 1년짜리라는 인식이 작용해 ‘1년 심판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권 4년 차에 치러질 내년 재보선은 유권자가 최소 1200만명에 달해 ‘미니 대선’으로 불린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회의실 벽에 '"부동산 안정될 것" 새파란 거짓말' 이라고 썼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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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으로선 남은 5개월 동안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여론을 휘어잡을 어떤 승부수를 던지느냐가 관건이다. 상대적 험지로 꼽히는 부산 지역 비장의 카드로는 가덕도 신공항이 꼽힌다. 이낙연 대표가 지난 4일 부산을 찾아 “희망 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추진을 공약한 가운데 기존 김해공항 확정안 폐기 과정에서 빚어질 국토교통부와의 마찰 등이 주요 장애물로 꼽힌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부산·울산·경남을 겨냥해 띄운 ‘동남권 메가시티’ 역시 여론의 호응을 이끌 잠재력이 있는 이슈다.
다만 서울에서는 이렇다 할 반전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표 파동을 거치며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3억원 하향 정책을 폐기했지만, 반대로 재산세·종부세 조정안은 파급력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성난 부동산 민심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 비주류 의원은 “최근 수도권 민심 악화에는 전·월세 대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을 잡겠다며 당내 미래주거추진단을 만든 이 대표가 지난 5일 ▶민간공모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활성화 ▶공공 재건축·재개발 촉진 ▶도시재생전문회사 육성 등을 제시했지만, 중장기 대책 위주라 “당장 표밭에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점을 간파한 듯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서울 중진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내년 서울 보궐선거는 뭐니 뭐니 해도 집값하고 세금”이라고 했다.
심새롬·정진우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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