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조 래빗` [사진 제공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코로나19로 올해 영화 관객 수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고 제작 편수나 개봉작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시국에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5500만여 명(중복 포함)이 극장을 찾았다.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상영 내내 마스크를 쓰는 등 갖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한 '시네필'들이다. 영화를 좋아하고 또 많이 보는 이들은 올해 과연 어떤 작품에 열광했을까.
영화 `1917`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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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멀티플렉스 CGV가 뽑은 영화는 △조조 래빗 △스파이 지니어스 △작은 아씨들 △1917 △다크워터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담보 등이다. 올해 개봉작 중 1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고 'CGV 골든 에그 지수'가 96%를 넘는 작품들이다. 골든 에그 지수란 CGV의 영화 평점 시스템으로 100%가 만점이다. 실관람자들만이 참여할 수 있고 참여율도 높아 신뢰를 인정받는다.
영화에 대한 감식안이 남다른 이들답게 아카데미에서 수상하거나 다수 부문에 후보로 오른 작품에 높은 평점을 줬다. 특히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하고, 작품상·여우조연상·의상상·미술상·편집상 등에 노미네이트된 '조조 래빗'은 골든 에그 지수 98%를 받으며 올해 개봉작 중 1위를 차지했다. 여우주연상·각색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의상상을 수상한 '작은 아씨들'과, 작품상·감독상·각본상 등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촬영상·음향효과상·시각효과상을 수상한 '1917'이 각각 골든 에그 지수 97%, 96%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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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콘텐츠 기업 월트 디즈니 컴퍼니 산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산하 블루 스카이 스튜디오에서 만든 '스파이 지니어스'는 골든 에그 지수 97%를 받았다. 배경음악으로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Knock Knock'이 삽입된 것을 비롯해 한국어 대사도 나오는 등 감독이 한국 문화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짜임새 있는 서사와 깨알 같은 재미들이 호평받았다. 월트 디즈니 픽처스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제작한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96%를 기록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CGV, 메가박스 등 주요 예매처에 따르면 20·30대 관객 예매율이 어린 자녀를 둔 40대 관객보다 높거나 이에 육박한다.
한국 영화들 중에선 '담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 코로나에 지친 관객들을 위로하는 웰메이드 코미디가 호평받았다. '담보'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모두 골든 에그 지수 96%를 받았다. 이 작품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100만 관객을 넘기는 등 대중적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9월 29일 개봉한 '담보'는 이달 8일까지 170만2000여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 170만명을 돌파했다. 성동일·하지원·김희원 등 내공 있는 배우들 연기와 어우러지는 따뜻한 스토리가 강점으로 꼽힌다. 대만·홍콩 등 20여 개국에 판매되고, 베트남 현지에서는 개봉 이후 2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머무르는 등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지 1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도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이다. 특히 1990년대 학력 차별, 성 차별, 기업 부정 등 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소재로 하면서도 희망적 메시지를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전달하며 대중과 평단의 칭찬을 두루 받았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사람들이 심각하고 힘든 영화보다는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통쾌한 영화를 찾고 이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이 같은 경향이 더욱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강철비2-정상회담' '반도' '#살아있다' 등 여름 성수기 무렵 개봉했던 대작들은 혹평을 받았다. 순서대로 각각 86%, 79%, 73%의 골든 에그 지수를 받았다.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 제작된 터라 작품성을 주로 보는 올해 관객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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