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프랑스 3대 왕실의 근친혼 이야기

프랑스 왕실의 근친혼 이야기©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불문학자 김동섭씨가 프랑스 왕실의 역사적·정치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근친혼 사례를 짚어낸 책을 출간했다.

교회는 근친혼의 금지를 통해서 세속 제후들이 세력을 키워 가는 것을 막아야 했다. 같은 집안의 혼인이 빈번하면 할수록 그 집안은 교회의 통제 아래 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세속 제후들은 교회의 통제로부터 기득권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근친혼을 시도했다.

카페 왕조 초기에 미미했던 근친혼 계수는 왕조 말기에 2퍼센트(%)에 이르렀다. 발루아 왕조에서는 6%를 넘기다가 마지막 왕조인 부르봉 왕조에서는 거의 10%에 육박했다.

책에 등장하는 3왕조의 33명 모두 근친혼을 통해 태어난 왕들이라는 뜻이다. 근친혼 계수 0퍼센트는 필립 1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앙리 4세의 가계도를 보면 첫 번째 왕비인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와 6촌 관계임을 알 수 있다.

루이 14세는 어머니(안 도트리슈)의 남동생이자 스페인의 왕 펠리페 4세의 딸 마리 테레즈와 결혼했다. 이 결혼으로 외삼촌인 펠리페 4세는 루이 14세의 장인어른이 되었다.

가장 높은 계수를 보이는 왕은 루이 14세의 증손자 루이 15세다. 그의 근친혼 계수는 9.52%에 이른다. 이 수치는 4촌보다도 더 가까운 근친혼의 관계를 의미한다. 4촌 간이 결혼해서 낳은 자식의 근친혼 계수는 6.25%이다.

저자는 근친혼의 그림자가 짙었다고 평가했다. 근친혼의 영향으로 요절한 인물도 많았으며 발루아 왕조의 샤를 6세는 ‘광인왕’이라 불릴 정도로 정신질환을 앓았다.

◇프랑스 왕실의 근친혼 이야기/ 김동섭 지음/ 푸른역사/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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