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필승전략 차원서 야권연대 절실 / 주호영, 안철수에 러브콜 "선거 막판 힘 합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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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을 야권 대선주자의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안 대표에 대해선 연일 띄우기에 나서는 반면, 윤 총장에 대해선 다소 거리를 두고 경계하는 양상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4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단일후보가 되고 힘을 모아야 승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거는 통합하거나 단일후보로 만든 당이 늘 승리하는 경향이 많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나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나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주최한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도 참석했던 주 원내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논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고민해보겠다"고 웃으면서 답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안 대표는 서울시장 보선 출마에 여전히 선을 긋고 있지만, 국민의힘 당내에선 차기 서울시장 필승 전략으로 중량감 있는 인사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안 대표의 보선 출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과 중도층 사이에서 당 호감도가 낮은 국민의힘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낙승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국민의힘은 입당 문턱을 낮춰 당내 인사 뿐만 아니라 야권의 잠재력 있는 인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보선에서 '시민후보'가 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건 룰을 어떻게 선출하느냐에 따라 달려있고 그 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수 있다"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이야기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안 대표 정치력을 평가절하했던 김 위원장의 입장을 고려할 때 전향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면 '여왕벌'로 비유하며 야권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선 냉정하게 거리를 뒀다.
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망론'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엄정히 지켜야 할 자리에 있는 분들이 현직에 있는 동안 정치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도 종합예술이고 고도의 경륜이 필요한데 밖에서 국민 속 시원하게 해줬다고 그래서 정치권으로 데리고 와서 그분들이 그전에 쌓은 성과까지도 까먹고 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저는 일관되게 정치도 훈련이 필요하고 갑자기 정치권에 들어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완수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최근 당대표로서 내년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 후보 그리고 차기 대선후보를 당 밖에서 찾을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당대표로서 적절하지 않는 것 같다"며 "주요 선출직 후보 이야기만 나오면 당 밖의 인물을 거론하고 심지어 다른 당에서 탈당하고 나온 사람을 거론하는 것은 우리 당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외부 인사 영입을 반대했다.
서울시장 후보군에 포함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문 야권연대에 대해 "협력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현직 검찰총장이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상당한 지지율이 나오고 이런 현상 자체가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내에서 윤 총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처럼 바뀌면서 잇단 견제구를 날리는 배경에는 윤 총장의 존재감이 두드러질수록 기존의 야권 대선주자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잠룡들이 '윤석열 대망론'에 묻혀 입지가 좁아질 수록 결과적으로 당에도 별로 도움될 게 없다는 점을 직시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치인 가운데 '제3지대'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인사가 대권 싸움에서 승리한 전례가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고건 전 국무총리 등은 한때 보수 진영에서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됐지만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대선 출마를 철회하거나 포기 선언을 했다. 오히려 보수 진영의 내분만 일으키는 역효과를 냈다.
국민의힘 초선 김병욱 의원은 "정당 밖 대권주자의 희망고문은 오직 상대당의 축복일 뿐이다"라며 "고건, 반기문 같은 고위공직자 출신 인사의 대권 도전 실패 사례를 보더라도 정당 밖에 주목받는 대권주자가 있다는 것은 그 정당과 정당에서 뛰는 다른 대권주자들에게 재앙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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