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주의 연장이냐, 새로운 관계 재정립이냐
中언론 "전례없는 혼란 올 것"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조슬기나 기자] '트럼프발 고립주의의 연장이냐, 새로운 관계 재정립이냐.'
지난 4년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체제에서 분열과 갈등, 밀월과 동맹 등 엇갈린 모습을 보여왔던 주요국은 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과를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이번 선거가 국제사회 역학구도를 뒤바꿀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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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들은 미 대선 후보의 선거 불복 가능성에 주목하며 개표추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이날 플로리다 등 경합주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프랑스 주요 매체인 르피가로는 이날 '아메리칸 서스펜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월드컵 결선을 제외하면, 미국 대선에 버금가는 전 세계적 서스펜스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일간지인 라 레푸블리카 역시 "전 세계가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서 무역정책부터 기후변화까지 사사건건 맞붙었던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중심의 이른바 '대서양 동맹' 국가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로 확연하게 기울어진 모습이다.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을 외롭게 만들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해 온 바이든 후보가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세계보건기구 탈퇴 절차 중단 등 다자주의에 기반한 동맹 복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부 장관은 "그동안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최대 적으로 묘사되는 것을 들어야만 했다. 이런 일은 끝나야 한다"며 대선 이후 새로운 관계 구축을 시사했다.
독일 매체 디웰트는 "많은 미국인과 대서양 너머 사람들(유럽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을 악몽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유럽 국가들 역시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바이든 후보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으로 혜택을 누려온 이스라엘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강하게 원하는 국가로 손꼽힌다.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은 여전히 미 대선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미 대선 개입 의혹 등 추후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중을 반영, 그동안 미 대선과 관련된 기사를 다루지 않았다.
다만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대선 결과보다 그 결과로 인해 미국 사회가 전례 없는 혼란을 경험할 것"이며 "이는 미국 정치ㆍ경제ㆍ사회가 퇴보했음을 의미한다"라고 미 대선을 평가절하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또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라는 결과보다 선거 이후 미국 사회의 혼란에 방점을 뒀다.
또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중ㆍ미 관계는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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