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서울도서관 앞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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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3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이 "당헌을 개정하는 꼼수까지 부리면서 권력 재창출을 위한 탐욕을 부리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공당의 도리'인가"라며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돕는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은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자기모순'을 통해 확보했다"면서 "'윤리신고센터'와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 운영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 같은 행보와 함께 발표된 대책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만든 '무공천 당헌'을 파기하고, 자기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비위로 실시하는 재·보궐선거에는 공천하지 못하게 명시한 당헌을 3일 개정했다.
공동행동은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 2020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 비위 사건 당시 민주당의 대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당에서 수 차례 성비위 사건이 일어났지만, 후속 조처 등 당이 이를 거울삼아 반성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비판이다.
공동행동은 민주당은 이미 2018년 3월, 차기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이 드러나자 당내 성폭력대책위원회,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 하는 등 관련 대응에 나섰지만 그간 달라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2020년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자 '젠더폭력근절대책TF'를 꾸려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당 소속 선출공직자 및 당직자 대상 성평등 교육 연 1회 의무화 등 조처에 나서는 등 자당 인사들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민주당은 '책임정치'를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해왔지만 이미 만들어둔 원칙을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이러한 지적과 함께 민주당의 '책임 정치'도 비판했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당헌을 개정하면서 "후보를 공천해 선택을 받는 것이 책임 정치에 더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구체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야말로 책임정치"라고 반박했다.
또한, 피해자 측은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사과를 시작으로 진정으로 책임을 지는 '책임정치'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사과를 촉구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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