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대로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과 미국 대선 등은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대표적인 리스크 요인이었는데 큰 불확실성 중 하나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88% 오른 2343.31을 기록했다. 이날 개인이 6472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38억원, 4694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93% 상승한 818.46에 장을 마쳤다.
앞서 증권가는 양도세 대주주 요건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한층 강화되면서 연말 증시에 개인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식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은 내년부터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아질 예정이었다. 이런 방안대로 시행되면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매도 물량이 쏟아져 증시 하락을 부추기고 동학개미도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개인은 매년 말 3조~5조원 수준의 대주주 요건 회피로 추정되는 순매도세를 보였다. 실제로 대주주 요건 강화가 예정됐던 2017년과 2019년에는 이례적인 매도세를 보이기도 했다. 대주주 요건이 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하향 예고된 2017년 말 개인은 5조2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대주주 요건이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조정된 2019년 12월에는 4조8000억원 넘는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결국 주식양도세 과세 기준으로 현행 10억원을 유지하기로 가닥이 잡히면서 이러한 매물 폭탄의 충격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개인거래 비중이 높은 바이오 종목과 코스닥 중소형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 관심이 높은 바이오·코스닥 종목에 대한 심리적인 안도감이 생길 것"이라며 "대주주 요건 하향이 연말까지 증시에 불안한 요인이었으나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조치를 통해 코스닥시장에서 심리적인 수급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정으로 개인투자자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줬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결정이 '상승 랠리'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연말까지 증시 흐름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하고도 결과에 불복하면 증시에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불복 우려감은 커진 상황이다. 김 센터장은 "2000년 미국 대선 불복 이슈 때는 한 달 동안 증시가 정치적 불확실성에 발목을 잡히면서 하락했다"면서 "이번 대선이 2000년 사례를 반복하게 될지는 개표 결과에 달렸다"고 말했다.
특히 대주주 요건 완화 가능성이 며칠 새 시세에 일부 반영됐다는 점과 더불어 올해 공매도 금지로 '숏 커버' 수요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 '상승 랠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인오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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