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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드디어 '홀로서기'… 초격차 위한 투자 물꼬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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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개인투자자 반대 불구
기관·외국인 지지로 찬성 압도적
3, 4년 내 10조원 이상 자금 필요
분사 후 그린본드·IPO 등으로 투자금 확보
한국일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에서 열린 LG화학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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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숙원 과제였던 배터리 부문 분사가 최종 승인됐다. 이로써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 투입될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물꼬를 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배터리 사업 투자 때문에 후순위로 밀려있던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부문도 재무적 부담을 덜게 돼 자체 재투자를 통한 수익성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3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부문의 물적분할을 통한 분사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주총 참석율은 77.5%였으며, 이 중 82.3%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발행주식 총수 기준으로도 63.7%가 찬성했다. 물적분할은 특별 결의 사안으로, 주총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주총 사흘 전인 27일 지분 10.28%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분사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돌았으나, 이변은 없었다. 업계에선 개인 투자자들 상당수가 반대표를 던졌지만, 각각 8%와 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대부분이 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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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LG화학 임시 주주총회에 일반주주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 서서 체온을 재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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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임시 주총은 8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해 1시간 남짓 진행됐다. 지난달 17일 LG화학이 이사회에서 물적분할 결정을 내린 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까지 분사를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논란이 뜨거웠던 만큼 이날 주총장에서도 소액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들은 주가 하락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분사 필요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주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LG화학의 성장과 비전에 힘을 실어줬다.

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전지 산업은 엄청난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기존의 경쟁사들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전지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전지 사업 특성에 최적화한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분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LG화학은 현재 대내외적으로 두 가지 이슈에 직면해 있는데, 하나는 재무구조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재원 부족에 따른 성장 제약에 직면했다는 것"이라며 "분할을 통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하면 투자금을 적기에 마련할 수 있고, 기존의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부문은 자체적으로 창출되는 현금의 재투자를 통해 각 사업별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LG화학은 배터리 부문의 생산 공장 증설 및 연구개발(R&D) 등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그 결과 순차입금이 8조원으로 증가해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날 분사가 승인되면서 12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될 LG에너지솔루션(가칭)은 모회사와 별개로 대규모 그린본드(Green bond·환경친화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또 향후 기업공개(IPO)와 프리 IPO(기업공개 이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받는 것), 완성차 업체 등 전략적 투자자(SI)와의 협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한편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서 내년 매출 18조원, 2024년 30조원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연 1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2023년까지 260GWh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향후 3, 4년간 10조원 이상을 배터리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일보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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