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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단 100원 차이에 세금 150억, 삼성전자 주가 발목잡는 상속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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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 이후, 삼성전자 주식 상승에 강력 베팅하던 개미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주 개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로, 7000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개인들의 대량 매수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더 떨어지는 모습이다. 고 이 회장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6만원대에서 움직였는데, 이후 계속 하락하더니 영 힘을 잃었다. 삼성전자는 전날 3분기 기준 역대급 실적 발표를 했지만 30일에도 또 하락해 장중 5만72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재밌게도 같은 기간에 외국인과 기관은 정반대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이번 주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5거래일 동안 7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이들이 이렇게 삼성전자 주식을 줄기차게 매도하는 데에는 ‘상속세’ 이슈가 끼어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식의 경우 상속세는 고인의 사망 시점 전후로 2개월씩, 총 4개월 동안의 평균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 최대 주주 지분일 경우엔 할증률 20%가 추가된다. 삼성가(家) 입장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 수백억원의 증여세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세무업계 전문가 K씨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가 100원 떨어질수록 상속세 부담이 150억원 줄어든다. 고 이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기준 2억4927만3200주(4.18%)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세율 50%, 최대주주 할증률 20% 등을 고려해 계산하면, 주가 100원당 세금 150억원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큰손들을 관리하는 강남의 대형 증권사 PB인 A씨는 “매년 이맘때 삼성전자는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는데 (상속세 부담 때문인지) 이를 내년 1월로 연기해 실망감이 커졌다"면서 “3분기 실적도 역대급으로 좋은데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대로 떨어져서 사야할 때가 아니냐는 고객 문의가 많지만 관망하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발인식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빠져나오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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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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