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시대와 맞먹는 수준…사실상 전체 인력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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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일본이 대만과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등에서의 군사 충돌 상황에 대비해 냉전 시대와 맞먹는 수준의 대규모 자위대 훈련을 내년에 실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이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 육상자위대가 유사(有事, 전쟁이나 큰 재해 등 긴급상황이 벌어지는 것) 사태가 벌어지는 것에 대비해 약 14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을 내년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규슈(九州)와 대만 사이에 활 모양으로 펼쳐진 섬들인 난세이(南西)제도에 위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자위대 차량 등 장비를 동원한 가운데 훈련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육상자위대 자위관 정원은 작년 3월 말 기준 15만834명이며 훈련이 성사될 경우 사실상 전체 인력이 동원되는 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런 규모의 훈련은 냉전이 한창인 1985년 옛 소련의 침공에 대비해 홋카이도에서 실시된 것이 마지막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정부가 약 35년 만에 대규모 훈련을 검토하는 것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에서 일본이 자국 영해로 규정한 수역이 최근 중국 정부 함정이 자주 진입하면서 대응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대만과 관련된 유사 사태를 오히려 경계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중국이 올해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넘어 전투기 등을 적어도 49대나 대만 측에 진입시키는 등 위협 수위를 높였고 미국이 대만에 지대함 미사일을 매각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면서 1990년대 중반 대만해협 위기 이후 긴장이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이달 28일 민영 위성방송인 BS아사히(朝日)에 출연해 “우발적인 사고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도 있을지 모른다”며 자위대도 온갖 사태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대만에 유사 사태가 벌어지면 인접한 센카쿠열도 등 난세이제도가 침공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전직 육상자위대 간부는 “대만 유사 사태 징후가 있으면 부대를 신속하게 난세이제도에 전개해야 한다. 현역 시대에도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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