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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우리 아이 이럴땐 어떻게?] 받아쓰기 힘들어하는 아이… 동요 들으며 따라 쓰면 도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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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Q. 5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한 살 많은 사촌 언니가 본인이 한글을 조금 더 잘한다고 ‘넌 이거 받아쓰기 못 하지’ 하고 약 올려서, 아이가 분해하면서 힘들어하는데 부모로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A. 유아들이 글씨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본인의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 또 비슷하게 쓰려고 하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발견할 수 있어요. 그러나 아직 우리가 알고 있는 글자와 똑같이 쓰지는 못합니다. ‘왜 이렇게 이상하게 쓰느냐’라거나 ‘글자 같지 않다’는 반응은 글자에 대한 흥미를 낮추므로 금물입니다.

간혹 유아가 거울에 글자가 반사된 것처럼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형태도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므로 억지로 바꿔 쓰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유아의 지각 발달이 아직 성인처럼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마치 신발을 신을 때 좌우 구별이 쉽지 않아 바꿔 신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유아는 도형을 인식할 때 O와 U가 다르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반면 한글의 ‘이’자와 아라비아 숫자 ‘10′이 다르다는 것을 알기엔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름이 ’이00‘인데 ’10(십) 00′으로 읽는 것처럼요. 유아가 글자를 읽고 쓰는 것을 발달에 적합하게 잘 지도하기 위해선 아이가 관심을 갖는 내용을 베껴 쓰는 것을 반복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또 발음과 철자의 관계를 알도록 해야 합니다. 가령 ‘윤’이라는 글자를 쓸 때 ‘유’를 쓰고 받침을 아직 쓰지 못하는 경우는 ‘유’라는 소리를 듣고 ‘ㅇ’과 ‘ㅠ’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으나 ‘ㄴ’ 받침과 ‘니은’은 아직 연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거든요. 동시나 동요를 자주 듣고 유아가 흥미 있어 할 때 글자 쓰기로 연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동시나 동요에 나타나는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음운 인식)은 유아들에게 어떤 소리가 들릴 때 동시에 어떤 철자가 있는 걸 깨닫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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