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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키운 천재들, 한국 IT 업계 기둥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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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창업한 삼성SDS는 벤처 사관학교
네이버 이해진·카카오 김범수도 삼성SDS 출신
생전 "삼성 입사 기준은 학력 아닌 실력" 강조
한국일보

이건희(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2010년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 2010'에 참석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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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85년에 설립한 삼성SDS(옛 삼성데이타시스템)는 ‘정보통신(IT) 사관학교’ ‘벤처 사관학교’로 불린다. 삼성SDS 출신들이 현재 한국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끄는 주축이 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인터넷 업계의 '기둥'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삼성SDS를 거쳐갔다. 생전에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해왔던 이 회장의 결실이기도 하다.

27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고객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지원하는 IT 솔루션 기업이다. 애초 그룹사의 IT를 지원하던 부서들이 모여 만들어진 회사로, 일종의 통합 전산실과 같았다.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절, 삼성SDS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빠진 '괴짜'들에게 ‘인터넷 실험실’ 역할을 했다. 이들은 삼성의 막강한 지원 아래 컴퓨터와 인터넷 신기술을 접하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이들 가운데에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이 있었다. 서울대 공대 동기인 이들은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 석사를 마치고, 1992년 삼성SDS 공채로 함께 입사했다. 이 GIO는 삼성SDS 검색엔진팀에서 유니텔 신문기사 통합 검색엔진 개발을 담당했고, 이 팀은 1997년 삼성그룹 최초의 사내 벤처 ‘네이버’로 공식 출범했다. 네이버는 1999년 6월 주식회사(네이버컴)로 독립했는데, 당시 삼성SDS는 네이버의 창업 비용(지분율 29.9%, 1억4,95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삼성SDS와 네이버의 지분 관계는 지난 2002년 NHN의 주식시장 상장과 함께 완전히 정리됐다.

김 의장은 1996년 삼성SDS에서 PC통신 ‘유니텔’을 기획ㆍ개발했다. 유니텔은 출시 3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모아 업계 1위였던 천리안을 바짝 추격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후 인터넷 시장의 가능성을 본 김 의장은 삼성SDS를 그만두고 보드게임 중심의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며 국내 IT 업계의 큰 축으로 거듭났다.

이 밖에도 지난 9월 증시를 뜨겁게 달군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와 장화진 마이크로소프트 APAC 전략 사장,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등도 삼성SDS 출신으로 활약하고 있다. ‘엑스구글러’(구글 출신 창업자), ‘페이팔 마피아’(페이팔 출신 창업자)처럼 삼성SDS 출신의 창업자 모임인 ‘에스디에스포유닷컴’(SDS4U.COM)이 결성되기도 했다. 이를 이유로 업계는 삼성SDS를 ‘IT 사관학교’ 또는 ‘벤처 사관학교’라 평가한다.

이처럼 삼성SDS 출신이 IT 업계에서 활약하게 된 배경으로 이 회장의 실력 위주 인재 채용ㆍ양성 방식이 꼽힌다. 이 회장은 1995년 학력 제한을 폐지한 대기업 공채를 국내 처음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의 입사 기준은 학력이 아니고 실력”이라고 강조해 왔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S 창업자인 이 회장이 없었다면 오늘날 네이버나 카카오도 없었을지 모른다”며 “삼성SDS야말로 국내 인터넷 업계의 모태가 된 회사”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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