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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건설투자, 외환위기 후 최악… 3년 연속 성장률 깎아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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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건설투자 전기比 -7.8%… 98년 1분기 후 최저
한은, 8월 경제전망서 건설투자 마이너스 기여도 반영
"기상여건 일시적 요인 외 정책 영향 기저에 있어"

한 때 '외끌이'로 성장을 견인했던 건설투자가 올해로 3년 연속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깎아먹을 처지로 전락했다. 올해 3분기 만봐도 건설투자는 외환위기 후 20여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면서 성장률을 1%포인트(p) 넘게 끌어내렸다. 2분기에 이어 2개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을 하락시킨 것으로,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이미 올해 건설투자의 성장 기여도를 '마이너스(-)'로 잡았다.

3분기에 유독 건설투자가 악화된 요인은 기상악화이지만, 기저에는 정책적 요인이 깔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 정부 등장 이후 규제일변도 주택정책이 자리 잡으면서 민간·주택 쪽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집행이 되지 않는데다 상업용 부동산 공급도 주춤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충격에 가려져 있었지만, 건설투자가 올해 성장률을 끌어내릴 아킬레스 건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조선비즈

그래픽=박길우



◇올해 -1.3% 성장 전망, 이미 건설투자 기여도 ‘-’ 전제

한은은 올해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 27일 올해 성장성장률 전망치를 -1.3%(기본시나리오)로 제시하면서 건설투자 성장률은 -0.7%로 내다봤다. 성장기여도는 0%p를 하회할 것으로 봤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만약 이 전망이 실현된다면 건설투자 성장기여도는 2018년 -0.7%p, 2019년 -0.4%p에 이어 3년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투자가 2018년부터 안좋아졌는데 올해 성장기여도가 지난해(-0.4%p)만큼은 아니더라도 0%p보다는 좀 아래일 것으로 봤다"며 "4분기 건설투자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건설투자가 예상외로 더 악화됐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2020년 3분기 GDP(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GDP가 전기대비 1.9% 늘어난 가운데 건설투자는 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가 왔던 1998년 1분기(-9.6%)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GDP를 경제활동별로 본 통계에서도 건설업도 전기대비 5.5% 줄어 1998년 2분기(-5.8%)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건설투자의 3분기 성장기여도는 -1.2%p로, 한은은 기상 여건이 악화된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집행이 늦어졌다는 점을 배경으로 지목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태풍으로 강수일수가 많아지면서 공사일수에 차질을 줬다"며 "또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예산 조정하면서 SOC투자가 일부 조정됐다"고 했다.

조선비즈

2020년 3분기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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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건설투자 2017년부터 악화… 정책 영향 있어"

시장 전문가들은 2017년부터 추진된 규제일변도의 정책과 SOC 예산 감축이 건설투자를 위축시킨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보고 있다. 3분기 일시적인 요인과는 별개로 정책 요인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2017년 까지만 해도 성장률(3.2%)의 3분기 1(1.1%p)을 건설투자가 기여했지만, 현 정부가 들어서고 정책 기조가 급변한 2018년부터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556조원)에서 SOC예산을 11.9%(2조8000억원) 늘렸지만 성장률은 기존의 감축 기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의 대응이 시장 상황에 비해 상당히 늦어 건설투자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본예산 기준 SOC 예산은 지난 2017년 6.8% 줄었고, 2018년 14.0% 감소한 뒤 2019년에는 4%로 소폭 인상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분기에는 강수량이 늘어 건설투자가 악화된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민간의 주택 쪽은 규제가 상당히 심하고 그 부분이 완화될 것 같지 않아 건설투자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더군다나 건설투자도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공기가 지연되고 원가가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다 소비부진은 상업용 부동산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건설투자가 3%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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