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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21대 첫 국감 성적표는 ‘낙제점’? 文 대통령조차 “매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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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상대 성토하며 ‘최악’ 한 목소리… 국감상시화·국회의원 물갈이 등 대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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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가 열렸다. 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정보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임위원회는 감사대상기관의 과거행적이나 성과를 검토하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때론 타이르고 때론 호통쳤다. 하지만 국민들의 뇌리엔 ‘정쟁’이란 두 단어만 남은 듯하다.

50대 직장인 A씨(남)는 국감 마지막날인 26일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다툼이나 라임·옵티머스 펀드사기사건에 대한 여야간 충돌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이번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이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30대 직장인 B씨(남)는 “해수부 공무원 피살사건이나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휴가특혜 의혹 등으로 시끄러웠던 것 같다. 탈원전 문제나 옵티머스 사태도 들어봤다. 그런데 그래서 결론이 뭐냐”며 “국회에서 싸움만 벌이다 결론도 없이 끝내고 월급 받는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여야를 막론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합리적 비판과 대안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국정감사가 정치공세의 장이 된 점은 매우 아쉽다”고 총평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혹평은 국정감사의 주체였던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도, 정의당도, 국민의당도 21대 첫 국정감사를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야당들은 자신들은 정책질의와 국감 정상화를 위해 애썼지만 정부여당, 나아가 현 정권이 국감을 정쟁화했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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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과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12일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회 후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정부와 여당이 합작한 ‘최악의 국정감사’, 헌법과 법치는 실종됐다. 21대 국회 첫 국감은 '사상 최악의 국정감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가 허물어졌다”고 혹평했다.

이어 “정부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상대로 보란 듯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늑장을 부렸다. 174석 거대여당은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할 국회 제1당 역할을 외면하며 핵심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야당의 정당한 감사를 방해했다. 역대급 ‘방탄 국감’을 조장했다”고 질타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코로나19사태나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등 하반기 주요 국정현안이 발표됐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이처럼 향후 임기가 남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과 주요 부분들에 대한 송곳 같은 감사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평했다.

덧붙여 “기승전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로만 지금 국감이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로 국민 전반의 경제가 어렵고 많은 자영업자가 힘든데 민생을 이렇게 살피지 않은 국정감사가 있었나싶어 안타깝다. 국회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되는 국정감사가 아니었나 싶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심지어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정치인이란 현실이 부끄러워지고 있다. 국민은 국민을 대신한 감사위원들이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시키고 국민의 공분을 산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들에 대해 질책하고 대가를 치르게 해 우리 사회를 바로 세우길 바라는데 정작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정당들은 상대를 넘어뜨리고 이기려고만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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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다. 사진=국회사무처

아울러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더 나은 정책을 개발하며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써야할 정치인, 국회가 아닌 것 같다. 국민이 뭘 원하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 특히 현 정권 들어 무조건 상대를 적, 원수로 생각하고 날을 세우고 본다. 이대로라면 지금의 국회를 해산하고 희생과 선의, 소명의식을 가진 이들로 국회를 다시 꾸려야할 지경”이라고 회의감까지 드러냈다.

집권여당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국정감사 홍보자료를 통해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은 국난극복, 민생, 평화, 미래전환을 위해 민생국감으로 시작해 정책국감으로 마무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근거없는 비방, 막무가내식 정치공세, 아니면 말고식 폭로, 무작정 반대 등 정쟁으로 시작해 정쟁으로 국감을 마무리했다”고 한줄 평을 남겼다.

한편 스스로조차 ‘최악’으로 평가한 국정감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개선해야할 점은 무엇일까.

질문에 대해 정 수석대변인은 “국감 끝나면 늘 나왔던 이야기가 시기를 정하는 국감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회가 365일 상시 국정감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는 것”이라며 ‘국정감사의 상시화’를 주장했다. 국감을 특정 시점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열면 국회 본연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반면 안 대변인은 “많지만 결국 인사가 만사인 것 같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을 끌어내고 문제를 지적해도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다. 희생을 할 줄 아는, 도덕적 사고와 신념으로 무장한 사람들로 국회가 바뀌어야 한다. 어깨에 힘주고 부귀영화 누리려는 사람이 정치를 ‘쇼’처럼 하게 놔둬선 안 된다”고 정치권의 대대적 물갈이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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