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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전 호암미술관 부관장이 한·중·일 3국의 문화적 특성 비교분석을 통해 한국과 한국인 정체성을 탐색한 <한국, 한국인>을 최근 펴냈다. |
한국과 중국, 일본은 지정학적 관계에 따라 저 멀리 선사시대부터 지금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서로 수많은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특히 문화적으로는 아주 닮은 공통점들이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큰 차이도 존재한다. 가깝고도 또 때로는 멀게 느껴지게 만드는 각국의 민족성 등 문화적 특성들이다. 한·중·일 3국이 각자 지니고 있는 그런 고유한 문화적 특성은 무엇이고, 그러한 문화적 다양성은 어떻게 형성되고 또 발전해 왔을까.
고고학자이자 미술사학자·박물관학자인 이종선 전 호암미술관 부관장이 최근 펴낸 <한국, 한국인>(월간미술)은 이같은 질문에 답을 찾아보는 책이다. 답을 찾는 과정은 바로 한·중·일 3국 속에서 한국,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서울역사박물관·경기도박물관장 등도 역임한 이 전 관장은 미술계 안팎에선 특히 호암미술관과 삼성미술관 리움의 소장품 수집 등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전 관장은 책을 통해 한·중·일 3국의 문화적 공통점과 차이점을 다양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비교·분석한다. 그동안 각 분야 전문가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다루기는 했지만, 한·중·일의 문화를 비교·분석하는 작업은 워낙 방대한 일이라 쉽지 않다.
책은 수십 가지의 비교·분석 대상을 5개의 큰 주제 아래 정리한다. 먼저 한·중·일의 계절을 포함한 자연환경과 그에 따른 민족성, 문자와 언어를 서두로 시작한다. 그리고 생활 문화라는 큰 주제 아래 가장 기본적인 복식과 음식·주거, 밥상 문화와 차, 술, 절임 채소 등을 각각 세부적으로 들여다 본다. 일상생활 문화 속에 스며들어 있는 같음과 다름을 예리한 눈으로 찾아내는 것이다.
이어 3국의 예술 세계를 광범위하게 짚어낸다. 산수화·초상화·풍속화를 중심으로 한 회화, 3국의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불교미술, 그리고 도자공예다. 또 궁성과 조경을 중심으로 3국의 건축과 환경을 분석한다. 여기에 가면극·씨름·필살 무기로 3국의 기예를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3개국 사람들의 기질·가치관을 비교한다.
다양한 경험과 안목, 방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삼아 저자의 시각으로 흥미롭게 풀어내는 것이다. 책을 통해 3국의 역사와 더불어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고 깊게 할 수 있다. 또 서로의 독특한 특성들, 그 다름을 확인하는 속에서 한국과 한국인의 특성, 정체성을 찾아볼 수 있다. 저자가 방대한 분량의 책을 쓴 이유다.
이 전 관장은 “한·중·일 3국의 공통점과 상이점을 분석하고 비교하는 일은 바로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내고 확인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며 “좀 더 쉽게 풀어쓰려고 애썼다. 이 책이 우리들의 정체성, 우리 문화의 특성을 다시한번 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전 관장은 “앞으로도 역사와 문화와 관련한 저술 작업을 할 것”이라며 “한국인의 손재주 등을 주제로 한 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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