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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봉현만 조사한 후…추미애 "검사 술접대, 감찰결과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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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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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폭로한 검사 술접대 의혹이 법무부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 감찰부의 조사 결과도 김 전 회장에 대한 일방적인 조사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돼 폭로자 일방의 주장을 법무부 장관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추 장관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검사 술접대 의혹이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이 됐다"며 "남부지검으로 감찰 결과를 넘겨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김 전 회장이 옥중 서신을 통해 지난해 7월 경 현직 검사 3명에게 술접대 로비를 했다고 폭로한 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 감찰부에 즉시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했다. △현직 검사와 전·현직 수사관 등의 전관 변호사를 통한 향응 접대와 금품 수수 의혹 △접대 받은 현직 검사가 해당 사건의 수사 책임자로 참여해 검찰 로비 관련 수사를 은폐했다는 의혹 △야당 정치인 등의 거액의 금품수수 혐의와 관련된 제보를 받고도 수사하지 않고, 짜맞추기 및 회유·협박 등 위법한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는 의혹 등을 들여다 본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 감찰부는 사흘 간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술접대를 받은 현직 검사 두 명을 특정하고 이들에 대해 신속한 수사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뇌물수수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발표했다. 술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검사들의 주변인 조사나 라임 수사팀의 김 전 회장에 대한 검증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술자리 동석자들이 일관되게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음에도 폭로자인 김 전 회장의 일방적 주장을 감찰 결과라고 내세우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검찰 내부의 반응이다.

감찰 업무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정식 감찰에 착수하려면 제보 단계에서도 어느 정도 사실 관계 상당 부분 확인이 돼야 할 수 있다"며 "폭로 당사자 일방에 대해 감찰을 진행한 다음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는 것이다. 결국 그 어떤 의혹도 사실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특히 김씨가 “3명의 검사를 접대 했는데 그 중 1명이 라임 수사팀장으로 왔다”고 지목한 김 전 회장의 진술을 그대로 공개했다. 또한 JTBC가 지난 22일 보도한 내용 역시 감찰 결과와 같다며 사실이라고 단정지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JTBC 보도를 보면 김씨가 검사 3명 접대한 룸살롱을 4월에 검찰이 조사했고 그 자리에 금감원 소속 청와대 행정관,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까지 있었다고 하는데 이 보도가 사실이냐"고 묻자 추 장관은 "감찰 결과와 언론 보도는 거의 비슷하다"고 답했다.

그는 "(룸살롱) 종업원이 검사도 술자리에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어서 (상부에) 보고가 당연히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방송 직후 오보로 확인된 내용이었다. 김 전 회장이 금융감독원 출신 청와대 행정관 김모씨를 접대했던 청담동 F룸살롱으로 서울남부지검이 진작에 압수수색 등 수사를 마쳤던 곳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압수수색 시기도 김 전 회장이 체포된 지난 4월 23일보다 이틀 빠른 4월 21일로 김 전 회장이 검사 술접대를 진술했다고 옥중서신에서 밝힌 5월 말 이후와 시기도 맞지 않는다.

보도 내용 역시 김 전 회장이 아닌 청와대 행정관 김씨를 지칭했던 '곡성 오빠'나 당시 F룸살롱 마담과 가까이 지내며 이곳을 사무실처럼 사용해 여러방을 빌렸던 정황 등 청와대 행정관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취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은 당시 김 전 회장이나 김 전 행정관, 술집 마담 등을 조사하면서 검사들에 대한 접대가 있었다는 진술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이종필 전 부회장과 전혀 모르는 사이"라며 "만난 적도 없는 두 사람이 같이 술을 마셨다는 엉터리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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