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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국민의힘 “국민 자부심 높인 선각자”…이낙연 “그늘도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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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노동계 애도…공과 평가는 갈려

주호영 “후대가 기억할 기업사”…안철수 “선지적 감각”

민주노총 “그림자 청산해야” 한국노총 “노동 탄압 과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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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서실장·경제수석 조문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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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도 빈소 찾아 이재명 경기지사가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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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에 여야는 25일 한목소리로 애도했다. 하지만 이 회장 공과에 대한 평가는 ‘빛’과 ‘그림자’로 갈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도기업’을 일군 반면, ‘재벌 공화국’을 공고히 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이는 고스란히 한국 경제의 양면성을 상징하고 있다. 이 회장 별세를 계기로 ‘총수일가 중심의 권위주의적 경영체제’를 개선하려는 법안들도 미완의 과제로 조명되고 있다.

여권은 고인을 “한국 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라며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경영권 세습과 정경유착 관행, 무노조 경영 등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고착화한 점은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고인의 빛과 그림자를 차분하게 생각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고인은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며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기셨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지우고, 재벌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의 삼성이 되길 바란다”며 고인이 남긴 그림자를 강조했다.

야권은 주로 고인의 업적을 평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이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고인의 선지적 감각, 도전과 혁신 정신은 우리 모두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계도 애도를 표하면서 고인의 공과를 구분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남겨진 그림자를 청산하고 정상적 기업으로 국민에게 기억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삼성이 빛을 내는 데 있어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노동자 탄압은 짙은 그늘이며 명백한 과오”라고 말했다.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는 “(이 회장은) 삼성의 경제적 성공과 반도체 신화의 영광을 독차지했다”며 “반도체 공장의 방치된 위험 속에서 진정한 주역인 노동자들은 병에 걸렸고 목숨을 잃었다”는 입장을 냈다.

‘총수 경영’을 상징했던 고인의 별세로 재벌 중심 경제 구조, 총수일가가 세습하는 권위적 경영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에서도 재벌 경영 폐습을 바꾸기 위한 법안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원가 대신 시가로 계산 하는 ‘삼성생명법(보험업법)’, 재벌총수 감시·감독을 강화하는 ‘공정경제 3법’, 반도체 노동자 등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이 해당된다. 총수일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며 나타나는 부작용, 총수일가 사적이익을 위해 기업에 부담을 전가하거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유지해온 관행,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대기업 문화 등 재벌 중심 경영의 폐단을 걷어내는 법안이다.

반면 그림자를 더 짙게 하는 법안도 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발의한 ‘삼성전자 핵심기술 유출 방지법’(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은 “산업기술과 관련된 모든 공익적 문제제기를 탄압하는 수단”이라는 이유로 시민사회의 반발을 샀다. 이들은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 문제를 은폐하는 수단으로 개정안이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형국·임지선·윤지원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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