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남겨진 숙제
혁신으로 과감한 신사업 도전
전문성·통찰력으로 위기 극복
글로벌망 재편 위해 현장 경영
'100년 기업'으로 도약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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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삼성의 100년 기업을 향한 무수한 도전을 이어나간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자동차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사업을 통해 앞으로 삼성의 50년을 일군다는 복안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 5월8일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뉴 삼성 선언’을 통해 그가 그리는 청사진을 엿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에 회장님(이건희 회장)이 쓰러지시고 난 뒤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를 갖게 됐다”며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 부회장이 제시한 ‘뉴 삼성’의 키워드는 ‘과감한 신사업 도전’ ‘통찰력에 기반한 위기 극복’ ‘미래를 이끌 인재 영입’으로 요약된다.
이 부회장은 당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TV 사업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삼성전자는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1위에 오른다는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확장을 위해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이달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하는 등 전방위로 뛰고 있다.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삼성전자 주도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의 현금 실탄만도 100조원이 넘는다.
14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TV 시장도 추격자들을 따돌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기존 주력제품인 QLED TV의 뒤를 이을 차세대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통해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벌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차세대 QD 디스플레이에 오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 부회장은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올 초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시작으로 잇따라 유럽·베트남 등 출장길에 오르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삼성의 생산 기지는 미주·유럽·중국·동남아 등 전 세계에 걸쳐 있다. 특정 국가의 생산이 멈춰도 다른 지역으로 생산물량을 원활히 이관할 수 있게 하는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회복 추이에 따른 탄력적인 마케팅 대응 전략을 짠다.
미래 사업을 이끌 인재 영입도 ‘뉴 삼성’의 핵심이다. 이 부회장은 “성별과 학벌·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며 “그 인재들이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AI 산업은 인재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이 부회장은 올 1월 정기인사에서 삼성전자 최연소 전무로 인도계 ‘천재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39)를 영입했다. 그는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차세대 AI 프로젝트인 ‘인공 인간’ 네온(NEON)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하반기 삼성 인사에서도 미스트리 전무처럼 성과와 역량을 보유한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하는 ‘성과주의’ 원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또 다른 핵심 성장 엔진인 5G 기술 선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조만간 5G 통신 장비 기업들이 몰려 있는 일본 출장길에도 오를 예정이다. 미국의 화웨이 규제로 인해 삼성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부회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 부회장 주도로 2016년 11월 인수한 미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중심으로 한 전장 사업도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이 부회장은 전장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장 반도체 기업들을 인수 대상 후보로 올려놓고 고심하고 있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네덜란드 NXP와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부회장은 3대 신성장 동력과 함께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고(故)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자 기업가정신인 ‘사업보국’과 맞닿아 있다. 이 부회장은 뉴 삼성 선언을 통해 무노조 원칙을 철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 계열사에 노조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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