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경찰청이 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1980년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했다가 징계를 받은 경찰관들의 징계를 직권 취소하고 징계로 인해 지급하지 않았던 월급을 지급했다.
그러나 1980년 지급 기준에 맞춰 월급을 정산하는 바람에 징계 취소 경찰관들이 받은 40년 만에 받은 미지급 월급 정산금은 10만 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이형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 북구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시민 강제진압 명령을 거부했던 광주·전남 지역 경찰관 68명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지시에 따라 파면, 징계, 전보, 경고 조치를 당했다.
당시 징계를 받은 경찰관 가운데 이준규 전 목포서장은 신군부의 강제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무력충돌을 막으려 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후 고문 후유증으로 1985년 사망했다.
이 전 목포서장의 유족들은 파면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재판을 청구했고 지난해 10월 무죄판결을 받았다.
또 안수택 전 전남도경 작전과장은 무고한 시민을 훈방조치 했다는 이유로 계엄군에게 구타를 당하고 ‘작전실패’라는 이유로 감봉 처분을 받았다.
이처럼 5·18 당시 징계를 받은 광주·전남 경찰관들은 ‘시민 보호’와 ‘치안유지’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으나 신군부의 부당한 명령에 불복했다는 이유로 갖은 수모와 부당한 징계를 받았다.
이에 경찰청은 5·18광주민주화운동 40년 주년인 올해 5월 15일, 5·18 당시 국보위 지시로 인해 부당하게 징계를 당한 경찰관 21인에 대한 징계를 직권 취소하고 징계 조치로 인해 미지급된 임금을 정산해 지급했다.
그런데 경찰청이 올해 지급한 정산액은 1980년 징계 경찰관이 수령했던 당시 월급을 기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1980년 6월 징계를 받아 감봉, 견책, 파면 등의 처분을 받았던 경찰관들이 2020년 5월 복권돼 지급받은 정산금은 대게 10만 원 안팎이었다.
40년 만의 명예회복으로 받은 정산금 액수라고 보기에는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징계 취소에 따른 지연급여 정산 시 이자 적용에 관한 경찰 내부 규정이 없어서 1980년 당시 봉급액 그대로 지급되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면직처분이 취소된 공무원의 급여 정산에 관한 2006년 대법원 판례에는 ‘처분 취소에 따라 정산급여를 지급할 때에는 원래 보수를 지급받아야 할 때로부터 정산일까지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하고, 지연손해금 지급을 위해 특별한 규정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이형석 의원은 “대법원 판례마저도 지연손해금 지급을 위해 특별한 규정이 필요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있는데,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1980년 당시의 임금을 기준으로 정산금을 지급한 경찰의 결정은 어불성설”이라며 “복권된 경찰의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지연이자를 정산해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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