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가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을 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고 한다. 하지만 석달 뒤인 23일 무죄 확정 때는 '이낙연호 민주당'이 공식 논평을 이틀 뒤에야 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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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확정은 당연한 결과이며 사필귀정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죄 확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오전 낸 환영 논평 중 일부다. 검찰의 재상고 포기로 무죄가 확정된 건 23일이니 40시간 만에 나온 ‘뒷북 논평’이다. 정치권에선 ‘이낙연 대 이재명’의 차기 대권 구도 속에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이 지사의 무죄 확정을 지나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별다른 의도는 없다. 국감 막바지에 바빠 놓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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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이 지사가 정치적으로 부활한 건 지난 7월이었다. 당시 친형 강제입원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해 피선거권 박탈 위기를 넘겼다. 다만, 온전한 무죄 확정은 석 달 뒤인 지난 23일이었다. ▶대법원에서 사건을 돌려받은 수원 고법의 무죄 선고(10월 16일) ▶검찰의 재상고 포기(10월 23일) 등 형식적 사법 절차를 거쳤다.
이 지사는 무죄가 확정되자 “기쁘기보다 오히려 허탈하다. 강철은 때릴수록 강해지고, 산은 높을수록 오를 가치가 크다”며 장문의 소감 글을 남겼다. 이보다 며칠 앞서(19~20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는 민주당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도 이 지사에게 무죄 축하 덕담을 건넸다. 그런데 막상 무죄 확정 직후 민주당 지도부가 조용했던 것이다. “이낙연호 민주당이 이재명에게 가진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니냐”(전직 의원)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2위를 다퉈왔다. 이 지사는 무죄 판결 이후 보폭을 넓히며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이 대표가 당대표 당선 전인 지난 7월 이 지사와 회동했을 때 모습.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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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재상고 포기 소식은 주요 통신사 등이 23일 오후 6시쯤 보도했다. 민주당 대변인단 이하 실무진은 몇 시간 뒤 논평 작성을 검토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종합 국감 등으로 다들 바쁜 날이었는데, 금요일 밤 시간이 늦어져 ‘오늘 내 봤자 언론에 반영되기 힘들다. 내일 내자’고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4일도 관련 논평이 나오지 않았고 일부 언론은 ‘민주당 지도부는 축하하지 않았다’ 등의 제목으로 민주당의 무반응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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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활동 기대”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24일 저녁 이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당 지도부 차원의 축하를 전했다. 논평과 관련해 “혹여 섭섭해 마시라”는 취지의 말을 건네자 이 지사는 “뭘 그런 걸로 전화까지 하셨냐”고 웃어넘겼다고 한다. 하루 뒤(25일) 논평 작성을 담당한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이미 7월 대법원 파기환송 때 대표(이해찬 전 대표) 명의로 판결을 환영했다. 타이밍을 놓쳐 논평이 늦었을 뿐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는 7월 대법원 파기환송 당시 당 대표 후보 자격으로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해 이 지사와 손잡고 일해가겠다”는 입장을 공개 발표했다. 25일 나온 40 시간만의 논평에는 “이재명 지사와 경기도 공무원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를 위한 도정활동을 기대하겠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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