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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박영선 '내가 기억하는 이건희 회장'…"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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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대학생 이재용 앞에서 미래 먹거리 반도체 열변"

오늘의 삼성, 이 회장 '반도체 사랑'이 만든 결과"

뉴스1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2020.10.2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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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박 장관은 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회장과의 일화를 공개하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를 이룬 이건희 회장님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며 "오늘의 삼성은 이건희 회장님의 '반도체 사랑'이 만든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 장관과 고 이건희 회장과의 인연은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BC 경제부 기자로 재직하던 박 장관은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세미나에 참석해 이 회장의 강연을 들었다.

박 장관은 "(이 회장이) 한 시간가량 '반도체에 미래'에 대해 출입기자들과 강의 겸 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대학생이던 이재용 부회장이 뒷자리에 함께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게토레이 한 잔을 물컵에 따라 놓으시고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반도체'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돌아봤다.

또 "(일본) 유학 시절 외로웠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집에서 영화를 혼자 많이 보셨다고 (했다)며 "특히 일본 영화 '천칭'은 선대 이병철 회장께서 강추해 주셔서 여러 번 보셨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박 장관 역시 천칭을 수소문 해서 봤다며 "진정으로 내가 파는 물건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진심이 전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에 따르면 천칭은 일본 어느 마을 솥뚜껑 판매회사의 후계자 양성과정을 담은 영화다. 13살 소학교를 졸업한 아이 '다이사꼬'는 졸업선물로 아버지로부터 솥뚜껑을 선물로 받는다. 그리고 아버지는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그 솥뚜껑을 팔아오라고 요구한다.

다이사꼬가 "왜? 이 솥뚜껑을 팔아야 하나요?"라고 묻자 아버지는 "그 솥뚜껑을 팔고 나면 알게 될거다"고 답합니다.

물건을 파는 상인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가업을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 다이사꼬의 부모님의 철학인 셈이다. 어린 다이사꼬는 솥뚜껑을 팔면서 팔아야하는 솥뚜껑에 대한 내 마음, 팔러 다니는 상인의 마음가짐, 그 물건을 사게 되는 소비자의 마음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박 장관은 "진정으로 내가 파는 물건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진심이 전해진 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며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 자식 빼고 모두 바꾸라"는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선언한 배경을 유추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지 6년여 만이다.

이 회장의 장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삼성 측은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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