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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별세] 2세대 기업인의 발전적 라이벌…이건희 vs 정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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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섬세하고 냉철한 스타일…정 명예회장 과감하고 저돌적 스타일

헤럴드경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두 사람은 과거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선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아들이자 2세대 기업인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1세대가 세운 기업을 물려받은 이들은 자연스럽게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발전적 경쟁의 라이벌이 됐다.

두 라이벌의 행보는 비슷한듯 다르다. 성격도 다르고 사업 분야도 달랐지만, 대한민국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부단히 부딪히면서 함께 성장했다. 경쟁력 강화,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 글로벌 일류 기업들에 도전하는 브랜드 가치 향상, 그리고 글로벌 전략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을 넘어 세계란 무대에서 대표적인 라이벌로 거듭났다.

일반적으로 이건희 회장은 섬세하고 냉철하며, 정몽구 회장은 과감하고 저돌적인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상이한 성장과정의 결과다. 이건희 회장은 학창시절 부유하게 자라며 남부럽지 않게 고등교육을 이수한 반면, 정몽구 회장은 가족 사이에서 늘 부족한 용돈으로 친구들을 거느리며 다녔다. 선친의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받은 희소성과 전통성의 리더십이다.

둘의 경쟁 구도는 중국 속담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으로 압축된다. 일반적으로 창업 1세대가 이룬 업적을 후대에서 온전하게 이어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에 이은 수성, 그리고 도약으로 이어지는 성공 과정이 둘의 라이벌 관계를 만들었다. 1997년 외환위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등 안팎으로 휘청이던 한국경제의 중심축을 한쪽에선 섬세하게 한쪽에선 과감하게 지키고 키웠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경쟁자 둘이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낸 셈이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변화’를 강조한 도전정신으로 요약된다. 1993년 21세기를 맞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혁신운동은 유명하다. 전세계에서 싸구려 취급을 받던 삼성 제품을 1위로 만드는 담대한 도전이었다. 그는 6개월간 8개 도시에서 350시간에 달하는 토의를 거듭해 경영의 모든 부분을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품질 업그레이드에 최선을 다했다. 공항이나 행사장에서 짧고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지지만, 업계의 파장이 적지 않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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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헤럴드DB]


반면 정몽구 회장의 철학은 ‘책임경영’이다. 그는 정주영 창업주 시절부터 ‘현장’에 방점을 찍은 DNA를 이어받아 정공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 실제로 2011년 현대건설이 글로벌 건설경기 악화로 위기에 빠졌을 때 직접 사내이사를 맡아 구원투수를 자청했고, 적자에 빠진 현대자동차를 1년만에 회생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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