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물량 부족으로 매매 관심 늘어"
KB부동산 전세·매매가 동반 상승
정부 결국 추가대책 발표 방침 굳혀
대책 부작용 걱정…물량확대 방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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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최근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간신히 안정세에 접어든 매맷값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셋값이 크게 올라 매맷값과의 격차가 줄면 '차라리 집을 사는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어서다.
정부는 전셋값 급등 현상이 지속되자 결국 추가대책을 발표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 이사철'이 끝나가긴 하지만 현재의 '전세난'을 그냥 두고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공급확대와 월세 지원 등이 대책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대비 0.51% 상승했다. 이는 2011년 9월12일(0.64%)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경기도(0.56%) 역시 전주대비 전셋값이 크게 올랐고 울산(0.41%)·대구(0.29%)·광주(0.25%)·대전(0.24%)·부산(0.13%) 등 5대 광역시도 상승세를 보였다. 전셋값 상승이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전셋값이 오르며 매매시장도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의 매맷값은 0.31% 상승률을 보이며 지난주(0.22%)보다 더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전주 대비 0.36%, 5대 광역시는 0.27% 매맷값이 올랐다.
전셋값이 올라 매맷값과의 격차를 줄이면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임차인이 늘어 매맷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KB부동산 리브온도 "전세물량 부족으로 매매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세와 함께 (매맷값이)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셋값이 서울에 비해 높지 않고 규제도 약한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이 같은 매맷값 급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비규제지역인 김포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김포는 이번주 아파트값이 2.36%나 올랐고, 몇달 만에 1억원 이상 오르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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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전세난으로 각종 문제가 불거지자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대책을 검토 중이다. 당초 정부 일각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란 의견도 나왔지만 국민적 원성이 빗발치고 정치권에서의 압박도 강해지자 대책을 내놓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전세난 해소를 위한 해결책은 마땅치 않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과거 10년 동안의 전세대책을 다 검토해봤다"며 "(지금은) 뾰족한 대책이 별로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 입장에선 전세 뿐 아니라 매매시장 안정도 급한 만큼 과거와 달리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해 전세난을 해소하는 방식의 대책도 사용할 수 없다.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 중 하나인 표준임대료제도 내년 6월 전·월세신고제 도입 이후 충분한 데이터가 쌓여야 검토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일단 전세 물량 공급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홍 부총리는 "전세시장에 가장 좋은 대책은 공공임대주택을 아주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라며 "적어도 네 분 중 한 분은 안정감 있게 전세를 할 수 있게 공급대책은 차질없이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임대 주택 공급일정을 앞당기거나 공공기관 등이 도심에 보유하던 다른 형태의 주택을 임대로 돌리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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