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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보험설계사 소득 수준 정체…양극화 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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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연구 위주 영업방식·설계사 고령화가 원인"

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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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설계사 간 소득 수준이 정체되고 그 격차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고 위주의 영업방식과 설계사들의 고연령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보험사들이 신입설계사를 적극 양성하고, 고객창출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보험연구원은 '설계사 소득양극화 현상과 향후 과제' 리포트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의 성과에 따라 소득이 결정되는 설계사의 소득 분포는 저소득 구간과 고소득 구간 양측의 비중이 모두 높은 양극화된 ‘U자 형태’이며, 소득 수준은 정체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기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전속 설계사의 월평균소득은 각각 336만원, 299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년 간 생・손보 설계사 월평균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1.0%, 2.1%였다. 2010년 이후 생명보험 설계사 소득은 정체 상태를 보인 반면 손해보험 설계사 소득이 증가하면서 업권 간 월평균 소득 격차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설계사의 월소득 분포를 살펴보면 500만원 초과자가 각각 21.1%, 20.1%로 가장 많고, 100만 원 미만인 자도 각각 26.4%, 26.2% 존재했다.

김동겸 연구위원은 "최근 설계사 소득의 양극화 현상은 다소 완화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고소득(고능률) 설계사인력 대비 저소득(저능률) 설계사인력의 비중이 높다"며 "보험설계사가 타 직업군과 달리 저소득자의 비중이 높은 것은 보험사가 설계사의 성과에 따라 모집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여서 양 당사자 간 위촉계약 관계가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계사 소득 정체와 양극화 현상은 지인 위주의 영업방식과 설계사 고령화 때문으로 분석됐다.

설계사들의 보험영업 방식 중 상당 부분이 지인을 대상으로 상품을 권유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다. 생명보험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계사를 통한 보험가입 시 소비자와 계약체결 담당설계사와의 관계는 친척 및 친구 등 지인(40.1%), 소개를 통한 관계(33.2%) 등의 순이었다.

설계사의 고객창출도 신규개척보다는 기존 계약자 관리를 통한 추가계약이나 지인 등 연고 모집 비중이 높았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계사의 모집 비중은 지인(48.1%), 기존고객(28.8%), DB(13.2%), 신규개척(9.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는 "연고위주 영업방식은 설계사들의 지속 가능한 소득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러한 영업의 한계점은 등록기간별 월평균소득 추이를 보면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설계사의 근속기간별 평균소득은 보험사에 신규로 등록한 이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차 감소하다가 12개월이 경과하면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설계사의 근속연수와 회사별 고소득설계사 보유비중 간 관계에서도 나타나는데 설계사 근속연수가 높은 회사일수록 고소득자의 비중이 높았다.

김 연구위원은 "지인위주의 영업방식은 설계사 등록 초기에 판매실적이 집중돼 일정 소득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시간이 경과해 고객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점차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며 "지인영업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는 단계가 되면 다시 소득이 증가하는데, 대다수의 설계사들이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탈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설계사인력 대부분이 고연령층이어서 저연령층 고객과의 접점을 마련하고 교감을 얻어 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설계사 조직의 평균연령은 2019년 기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49.9세, 47.1세로 지난 10년 사이 각각 6.2세, 3.6세 증가했다.

그는 "고연령화된 판매인력은 보험가입 금액이 크고 여력이 상대적으로 많은 고연령층 접촉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는 일정부분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소비자의 연령대별 성향의 차이도 보험상품 가입 방식에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밀레니얼세대, Z세대로 대변되는 20~30대는 고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설계사를 통한 보험가입 비율이 낮고 비대면 채널 활용도가 높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대면 접촉을 원치 않는 소비자의 성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영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지인영업에 의존하는 현행 영업방식은 설계사 소득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존 영업관행이 지속된다면 저소득 설계사가 대규모 양산돼 이들의 자발적 인력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사들이 신입 및 저능률 설계사들의 역량 강화 지원을 통해 소득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고, 설계사 정착률 제고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설계사 인력의 20%가 전체 설계사 소득액의 50%를 차지하는 파레토 분포를 따르고 있다"며 "신입 및 저능률설계사에 대한 영업지원을 통해 생산성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설계사의 고객창출방식에 있어서도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 시장개척 영업 비중을 확대한다면 설계사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과 더불어 보험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및 소비자 신뢰 구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연고에 의존한 보험가입 권유보다는 위험보장에 대한 주의 환기를 통한 소비자의 자발적인 보험가입 문화가 확산되면 보험산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계약유지율 제고 효과 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보험사는 설계사 교육 및 훈련을 통해 영업력을 향상시키고, 면밀한 고객 분석을 기반으로 구축한 DB를 설계사 영업과 연계해 제공하는 등 체계적으로 영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재영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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