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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전세시장 안정 대책에 임대주택 늘리고 월세 지원 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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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위주 대책으로 가닥…추가 시장 개입엔 최대한 신중

정부가 이번에 내놓을 전세시장 안정 대책

헤럴드경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세 매물이 귀해지고, 가을 이사철까지 맞물리면서 전셋값 상승 여파가 원룸뿐 아니라 오피스텔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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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발표할 전세시장 안정 대책은 임대주택 공급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계획했던 임대주택의 공급 속도를 앞당기거나 분양 물량을 임대로 돌리는 등 방식이 점쳐진다.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세입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책도 담길 가능성이 높다.

▶매매시장 자극 가능성에 선택지 제한=25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부처는 이같은 전세시장 안정 대책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현 상황에서 별도의 대책을 낼지를 검토하다가 최근 대책을 내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철 등 계절적 특수성은 내달부터 서서히 사라지고 현 상황에 딱 맞는 적절한 대책을 찾기 어려운 점도 고려됐지만, 정부 입장에선 현재의 전세난을 방치만 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발언이 22일 국정감사장에서 나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거 10년 동안의 전세대책을 다 검토해봤다"면서 "(지금은) 뾰족한 대책이 별로 없다"고 답변했다.

홍 부총리는 전세대책이 매매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는 전세대책으로 검토될 수 있는 방안 중 상당수가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어 쉽사리 내놓기 어렵다는 의미다.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상호 영향을 미치는 관계이다 보니 전세 수요자를 돕는 정책이 간신히 진정 기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다시 한번 기름을 붓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전통적 전세대책 적용 불가…표준임대료 도입에도 난색=실제로 역대 정부의 전월세 시장 안정방안을 보면 핵심이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하는 방식이었다. 전세를 매매로 돌려 전세 수요를 상대적으로 줄였던 것이다. 이는 최근 10년간의 전세난이 매매가격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이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면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과거에 전세대책 단골 메뉴로 쓰던 주택 구입에 대한 세제 지원이나 장기 주택담보대출 공급, 근로자·서민 주택구입 자금 지원 등 매매 지원책은 현 상황에선 구사할 수 없다.

절대적인 전세 공급이 부족해 나타난 전세난 상황에서 전세대출 문턱을 낮춰주는 방안 역시 실효성을 갖기 힘들다. 가격의 문제라기보다 공급량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이미 낮아 더 낮춘다고 큰 효과가 없기도 하다.

표준임대료나 전월세 상한제 등 시장에 추가 개입하는 방안에 대해선 홍 부총리가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23일 국정감사에서 표준임대료 제도 도입과 신규계약 전월세 상한제를 검토해봤느냐는 질문에 "검토한 바 없다"고 답했다.

표준임대료는 부동산 가격 공시와 같이 임대주택의 적정한 임대료 수준을 정하는 제도인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부터 도입에 신중한 입장이다.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아직은 제도 도입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임대차 3법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다시 한번 강력하게 시장을 개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공공임대 공급 앞당기거나 분양 물량 임대 전환=이처럼 선택지를 좁히다 보면 결국 공급을 늘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홍 부총리 역시 "전세시장에 가장 좋은 대책은 공공임대주택을 아주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라며 "정부도 이미 그런 로드맵을 마련해 적어도 네 분 중 한 분은 안정감 있게 전세를 할 수 있게 공급대책은 계속 차질없이 밀고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우선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공공임대 주택 공급 일정을 1~2년 앞당기는 것이다. 공기를 단축하거나 인허가를 서두르는 등 방식으로 공급을 최대한 서두르는 것이다. 임대 공급 물량을 예정보다 늘릴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LH 등 기관을 활용해 매매 물량을 전세로 돌리거나 도심에 보유하던 다른 형태의 주택을 임대로 돌리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다만 현재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지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선 월세 소득공제 제안=월세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등 서민층의 부담을 경감해주는 간접 지원 방안도 거론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세액공제 등을 통해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에 대해 공감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재정당국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기재부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는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행 세법은 연간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가 기준시가 3억원을 넘지 않는 주택에 거주 중일 때 750만원 한도 내에서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액공제 대상을 넓혀주거나 한도를 높이는 등 방식이 적용 가능하다.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 전세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국정감사 답변과정에서 "현재 전세시장은 임대차 3법 등 정책요인과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 신도시 청약을 위한 전세 대기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라면서 "가을 이사철이 종료되는 11월부터는 신규 공급 물량 확대 요인과 맞물리면서 전월세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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