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1 (금)

미 대선 결과 확신하는 월가 “이변은 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행동재무학]<327>증시 변동성(VIX) 지수로 본 미 대선 결과 예측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대선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 세계 주식투자자들은 저마다 그 결과를 예측하며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게다가 대선만큼 미 상원 선거도 많은 주목을 받으며 그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또 상원마저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느냐에 따라 향후 미국 경제정책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경제와 투자 전문가들은 언론에 앞다퉈 나와 트럼프(Trump)가 경제나 주식시장에 이로우냐 아니면 바이든(Biden)이 좋으냐를 두고 한마디씩 던지고 있다. 언뜻 들으면 이들의 분석이 객관적인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는 듯하지만 이들의 정치적 편향성을 알고 나면 이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현재 많은 여론조사기관은 바이든이 전국적인 예상 투표에서 트럼프를 앞서고 있고 주요 경합주에서도 우세한 것으로 점치고 있다. 상원 선거도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는 소위 ‘블루 웨이브’(Blue Wave)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친트럼프 성향의 여론조사기관은 사뭇 다른 예상을 발표하고 있긴 하다.

여기서 주의 깊게 들여다볼 부분은 미국증시의 중심지인 월가의 예상이다. 월가의 자본가들은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으로 점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월가의 컨센서스도 지금껏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즉 바이든의 우세와 블루 웨이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올해 월가에서 트럼프 대선 캠프에 기부한 정치자금 액수가 4년 전에 비해 형편없이 줄었다거나 월가의 대형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트럼프 대선 캠프의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거나 피해 다니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나아가 선거일까지 2주일 넘게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선 캠프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주식투자자들의 컨센서스도 바이든의 승리 쪽에 가깝다. 실제로 미국증시에서 한 달 후의 변동성 정도를 나타내는 CBOE VIX지수는 10월 들어 큰 등락을 기록하지 않고 미미하게 움직이고 있다. 마치 태풍전야의 잔잔한 바다과 같은 모습이다.

이는 주식투자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확실성이 적다고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대선 결과는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예측과 다르지 않을 것이고 큰 이변이 없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선 이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증시에서도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는 10월 들어 이렇다 할 등락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증시 뿐만 아니라 한국증시에서도 변동성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

원칙적으로 미 대선은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는 초대형 이벤트에 해당한다. 그리고 증시는 불확실성을 제일 싫어한다. 따라서 미 대선을 앞두고 증시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실증적으로 과거 미 증시는 선거를 앞두고 몇 달 동안 변동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최근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Wells Fargo Investment Institute)는 미 대선을 19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선거일 직전 한 달 동안 CBOE VIX지수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고 선거일 직전 2주일 동안엔 최대 20%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런데 현재의 증시 모습은 사뭇 안정적이다.

만약 여론조사기관의 예측과 월가의 컨센서스가 불일치하거나 혹은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이 높고 누가 승리할지 예측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면 증시는 10월 들어 크게 하락하고 변동성지수는 급등했을 것이다. 최소한 증시 변동성지수가 큰 폭의 등락이라도 보였어야 한다.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증시 공포지수는 오르고 등락이 확대되기 마련이다.

한편 미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증시 변동성이 적은 이유를 두고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즉 현재 증시가 잠잠한 이유가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서가 아닐 수도 있다. 예컨대 부양책 협상 속도가 지지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이 대선 전 부양책 타결 여부를 두고 성급한 베팅을 하지 않은 채 협상 결과가 뚜렷해질 때까지 잠시 관망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도 증시 변동성은 줄어든다.

월가의 자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월가 정책 덕분에 지난 4년간 엄청난 이득을 얻었다. 그래서 지금껏 자본가들은 트럼프를 지지하고 부자증세를 공약으로 내건 바이든을 싫어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바이든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자본가들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대규모 부양책과 재정지출이 기대된다며 미국 경제와 증시에 엄청난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자본가들이 늘고 있다.

강상규 소장 mtsqkang3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