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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원화 강세 장기화 전망…외국인 자금 끌어들여 증시 달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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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달러 약세시 국내 증시 강세장 연출…이번에도 마찬가지"

"코로나로 신흥국 경제 타격…과거와 달리 외국인 유입 어려워"

뉴스1

(자료사진) 2020.10.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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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민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최근 급락세(원화 강세)를 보이며 1년7개월만에 최저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과거 국내 증시는 달러 약세·원화 강세 시기에 상승세를 탔던 만큼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약하고 과거 원화 강세 시기와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부터 지난 23일까지 약 두달 사이에 달러/원 환율은 1187.8원에서 1132.9원으로 54.9원이나 급락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당시 고점(1296원)과 비교하면 163.1원 떨어졌다.

최근의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가 원화 가치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달러화는 대선 이후 미국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를 반영해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위안화의 경우 중국 경제 호조로 인해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영향도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을 당시 103까지 치솟았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90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나타낸다. 그만큼 달러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같은 외환시장 흐름은 내년도 글로벌 경제 정상화 기대감, 위험자산 선호 등의 영향으로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과거 국내 증시는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 시기에 상승세를 타는 흐름을 보였다. KB증권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달러화의 장기 약세는 두차례 있었다. 두차례 모두 국내 증시의 강세장이 연출됐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원화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결과다.

지난 1985~1990년 150을 웃돌았던 달러화지수가 100아래로 내려올 당시 코스피 지수는 100에서 800으로 뛰어올랐다. 2000년대 중반 달러 약세 시기에도 400대에서 1600대로 상승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달러 약세장이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가 약세일 때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 지역이나 한국에 유입되면서 유동성 효과로 밸류에이션이 오르는 흐름을 보인다"면서 "향후 달러가 추세적 약세를 보일 수 있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아시아 시장에는 긍정적인 일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은 이달 외국인 순매수의 주된 배경이다. 통상적으로 원화 강세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이라면서 "코로나 팬데믹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주요 상대국의 경제회복이 유지된다면 국내 경제의 회복 모멘텀도 외국인 매수 유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과거 원화 강세 시기와는 환경이 달라 이같은 공식이 성립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과거 달러화 약세 시기와 다르게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달들어 외국인이 코스피를 1조1000억원 순매수하고 있긴 하지만 달러/원 환율 급락세가 시작된 지난달에는 외국인이 코스피를 8788억원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달러 약세-원화 강세 시기 외국인의 자금 흐름이 유입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올해 순매도 규모와 비교하면 현재의 매수세가 너무 약하다"면서 "통화가 강세이면 통상 경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신흥국 경제 전반이 안좋은 흐름이라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도 섣불리 돈을 넣기가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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