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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건선 환자들, 코로나에도 생물학적 제제 계속 사용해야 [의술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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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코로나19(COVID-19)가 금년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하였고, 세계적으로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속적인 환자 발생으로 이달 27일 현재, 누적 확진자 2만5955명과 사망자 457명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의해 각 개인의 일상생활에도 큰 변화가 발생하여, 상시적인 마스크 착용과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 중증건선의 치료는 어떠한 영향을 받을까?

건선은 피부에 발생하는 만성 진행성 염증 질환으로 은백색의 인설을 동반하는 홍반성 판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다양한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 자가 면역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건선의 치료를 위해 국소도포제, 광선치료,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중증 건선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국소도포제는 중등증 혹은 중증 건선에서의 효과가 제한적이며, 광선치료는 주 2회 이상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단점 중 하나이다. 또한 면역억제제의 경우 병변의 ‘완전한 소실’(clear) 혹은 ‘거의 완전한 소실’(almost clear) 단계에 이르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일부 약제는 간이나 신장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기적으로 약제를 교체하는 요법이나 여러 치료를 병합하는 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에 비하면 현재 생물학적 제제는 안전하면서도 이전 치료에 비해 획기적인 효과를 보인다.

생물학적 제제는 화학적 합성과정을 통해 제조되는 다른 약제와 달리 생물학적 작용을 통해 세포나 조직 등에서 만들어지는 약제를 말한다. 특히 대부분의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의 중요한 병인이 되는 특정 단백질에 대한 항체이며, 기존에 사용되었던 면역억제제와는 달리 전반적인 면역억제를 일으키지 않으므로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강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는 200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생물학적 제제의 개발 초기에는 건선의 중증도를 75%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 최근에는 90% 이상 호전시키는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생물학적 제제를 계속적으로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환자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발표된 건선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건선 환자가 코로나19의 증상을 보이거나 확진 받은 상태를 제외하고는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받고 있는 경우 생물학적 제제의 치료를 지속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건선에 사용하는 여러 생물학적 제제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호흡기 감염을 월등히 많이 높이지 않았고, 사용 중단 후 재사용할 때에 약효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 생물학적 제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탈리아 베로나 지역의 연구 결과를 보면,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 건선 환자 980명에게서 입원을 하거나 사망이 발생한 예는 없었다. 또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역에서 생물학적 제제와 소분자 억제제를 사용한 1193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위험도는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도, 건선 환자들이 개인 위생과 코로나19 감염에 조심한다면 생물학적 제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방철환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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