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추미애'도, '친윤석열'로도 분류안돼
"엄정ㆍ신속 수사로 국민적 의혹 해소"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앞) 검찰총장의 뒤에 이정수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앉아서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이 부장은 23일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에 임명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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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및 검사 향응 수수 의혹 등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의 새로운 수장으로 이정수(51ㆍ사법연수원 26기)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23일 전보 발령됐다. 올 8월부터 사건 수사를 지휘해 왔던 박순철(56ㆍ24기)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전날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면서 전격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후속 인사다. 지난 1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한 만큼, 이제 ‘라임 의혹’ 수사의 모든 권한과 책임은 이 신임 지검장의 몫이 됐다.
법무부는 이날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라임 관련 사건의 독립적인 수사지휘 체계의 공백이 없도록 박순철 지검장의 의원면직을 수리하고, 이정수 대검 기조부장을 후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전보 발령해 즉시 업무에 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서울남부지검이 신임 검사장을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법무부, 대검 및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해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신속 철저한 진실 규명에 전념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와 함께, 그동안 대검에서 윤 총장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던 이정수 신임 지검장은 이제 윤 총장의 지휘 없이 ‘라임 의혹’ 수사를 총지휘하게 됐다. 이 지검장은 “엄중한 시기에 서울남부지검장 직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현재 수사중인 사건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석이 된 대검 기조부장은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겸임한다.
이 지검장은 지난 1월 추 장관이 취임 직후 단행한 ‘물갈이 인사’를 통해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검에 입성했다. ‘친(親)추미애’ 인사로 여겨질 법도 했으나, 신중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일을 처리해 왔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지도 않아 지난 8월 초 인사 때에도 대검 참모들 중 유일하게 잔류했다. 일선 검찰청의 한 간부는 “(윤 총장과 가까운) 전통적인 특수통ㆍ금융통 검사들을 피하면서도, 여러모로 아주 무난한 검사장 인사”라고 평했다.
서울 출신인 이 지검장은 남강고와 서울대 사법학과, 연세대 법무대학원을 졸업했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고, 대검 정보통신과장,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ㆍ2부장, 법무부 형사사법공동시스템운영단장,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등을 지냈다.
2014년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장을 맡아 1년간 222명의 개인정보범죄 사범을 적발하고, 범죄수익 253억원을 환수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17~2018년에는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국가정보원장 법률자문관 겸 ‘적폐청산TF’ 부장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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