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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연합시론] 대북정책 시각차 드러낸 미대선 TV토론…추이에 면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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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는 대북 협상 등 한반도 정책을 놓고도 거친 설전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북관과 방법론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대선 결과의 향방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가 올 수 있음을 예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좋은 관계를 유지해 수백만 명을 희생시킬 수 있는 전쟁은 그나마 막았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해 딱히 새로운 건 없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핵 능력 축소 동의'를 조건으로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북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데 방점을 찍는 발언을 내놨다. 바이든 후보는 심지어 김 위원장을 '폭력배'로 두 차례 지칭하는가 하면 유럽을 침공한 아돌프 히틀러에 빗대는 등 험악한 표현도 주저하지 않았다. 쉽게 격해질 수 있는 대면 토론 자리이긴 하지만, 김 위원장의 핵·미사일 전략에 대한 바이든 후보의 관점과 예상되는 북미 협상 접근 방식을 잘 드러낸 표현이다.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우세를 보이는 국면이어서 김 위원장을 겨냥해 그가 내세운 정책 방향과 거친 표현들이 더욱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 주들에서는 물론이고, 오차범위 내 접전이긴 하지만 우세가 예상되던 일부 비경합주들에서도 고전한다는 여론조사가 속출해 바이든 후보의 말들이 더 관심을 받을 법도 하다. 23일 통일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대북 기조를 계승할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미국 대선의 판세를 반영한 현상인 셈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표면적인 열세에도 박빙 대결을 벌이는 곳이 많아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최종 승부를 알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될 때의 상황을 돌아보더라도 이번 대선 결과 역시 속단이 어렵다. 그만큼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취할 한반도 정책의 향방을 도박하듯이 함부로 점칠 수는 없다. 판세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돌출한다고 해서 섣불리 반응하면 외교적으로 '하수'가 되기 십상이다.

북미 관계 전망과 관련해 이런저런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일괄타결식 핵 협상을 재시도할 것이다', '바이든 후보 승리 시에는 북한의 도발이 예상된다'는 등이다. 하지만, 한미 사이에는 북핵 협상뿐 아니라 여러 현안이 놓여 있고 미국 대선 판가름에 따른 유불리를 쉽게 단정하기도 어렵다. 현 한미 정부는 동맹이라는 큰 틀에서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지만, 각론에서는 이견도 적지 않다. 북미 협상과 남북 대화·교류 간 연계 문제,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미·중 갈등 속 한국의 대미 협조 문제 등이 입장차이를 드러내는 까다로운 현안들이다. 여러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중 누가 차기 미국 정부를 이끌든 한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압박은 이어질 듯하다. 각자 극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국익과 직결되는 사안들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미국 대선전 판세의 추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모든 가능한 경우를 상정해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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