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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그알' 삼례나라슈퍼 살인사건 진범 인터뷰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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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노컷뉴스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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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죄수의 기억, 그들은 거기 없었다'를 주제로 무고한 죄수들을 낳아 온 사법시스템을 점검한다. SBS 창사 30주년 특집 '세상은 나아지는가' 3부작 가운데 첫 번째 이야기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초로 삼례나라슈퍼 살인사건 진범 인터뷰를 공개한다. 춘천여아 살해사건, 엄궁동 2인조 살인사건, 그리고 수원노숙소녀 사건 등 무고한 죄수들 이야기를 통해 사법시스템 신뢰 회복 방향까지 고민한다.

"저는 99년도 2월 전주 삼례 나라슈퍼 할머니 강도치사 사건의 진범, 배OO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자신을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 진범이라 주장하는 배모씨를 만났다.

제작진은 "오랜 침묵 끝에 진범 배씨는 수사기관도 완벽히 풀지 못했던 그날의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배씨 자백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사건 뒤 수사기관에서도 자백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진범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은 그를 처벌하지 않고 풀어줬다. 이미 진범 자리에는 3인조 범인이 앉아 있었고, 그들은 진범 대신 처벌을 받았다.

제작진은 "진범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의 전개는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조용히 잊혀 갔지만 그 모든 빚은 오늘까지도 진범의 가슴 속에 남았다"며 "그는 그래서 다시 한번 더 용기 내 증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배씨와 같은 진범들은 처벌받지 않은 채 세상 어딘가를 활보하고 있다. 춘천 여아 살인사건부터 엄궁동 2인조 살인사건, 수원노숙소녀 살인사건까지 진범을 대신해 처벌받은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저희는 다… 소위 돈도 없고 빽도 없고. 그때 당시에는 가족도 없고. 도움을 못 받을 처지니까…."

제작진은 "조그마한 만화방 주인, 시각 장애인, 그리고 가출청소년까지 복역 후 카메라 앞에 다시 앉은 그들은 사법 시스템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아직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무엇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스스로를 탓하면서 세월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진술을 조작했고 증거를 왜곡했음에도 판결은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고 했다"는 구멍 뚫린 사법시스템을 비판했다.

한편 대기업 회장 부인으로 소위 사모님으로 불렸던 누군가는 당시 감형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3년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통해 그가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6년간 무려 38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호화 병동 생활을 이어갔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제작진은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당시 사모님의 호화 병동 생활을 도왔던 이들은 과연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을지 알아본다"고 했다.

특히 "2020년 현재에도 제2, 제3의 사모님들이 사법 체계를 교묘하게 피해가고 있지는 않을까?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없는 죄수들과, 없어도 될 곳에 갇힌 죄수들 간의 간극은 그간 국민들의 사법 불신을 키워 왔다"며 "자본과 권력을 가진 이들의 조작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첨예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사법시스템을 교묘히 이용하는 사람들과 그 과정에서 희생당하는 사람들의 불균형은 지금 대한민국의 숙제로 남아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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