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6 (목)

김승옥이 50년전 쓴 SF에 바치는 오마주…소설집 'SF 김승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196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명인 김승옥은 서정적인 감수성과 문체로 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등 재능이 빛나는 소설을 써냈다.

그런데 그가 50년 전에 공상과학소설(SF)을 쓴 적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은 잘 모른다. 1970년 4월 1일 동아일보에 실었던 단편 '50년 후, Dπ9 기자의 어느 날'이란 소설이다. 2020년을 배경으로 신인류의 일상을 묘사한 소설이니, 바로 지금 우리 모습을 상상한 것이어서 흥미롭다.

연합뉴스



2020년을 사는 기자가 과학자 연쇄살인 사건을 취재하는 이야기다. 연료전지 전기차가 레이더와 컴퓨터 시스템으로 자율주행을 하는 장면은 최근 테슬라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활용해 전기차 '완전자율주행'에 성공한 모습을 예언한 듯해 놀랍다.

기자가 타는 소형 전기차 이름이 '귀요미 19'인 것도 재미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귀여운 사람이나 동물 등을 가리켜 즐겨 쓰는 말이 '귀요미'여서다. 50년 전 소설가가 이 말을 만들어냈다니, 작가들의 통찰력이란 놀라울 때가 많다.

이처럼 조지 오웰 못지않은 예지력을 자랑했던, 천재 작가 김승옥의 SF가 그려낸 2020년을 실제로 맞아 후배 작가들이 그에게 일종의 오마주를 내놨다.

김승옥을 모방해 지금으로부터 50년 뒤인 2070년의 미래를 그린 단편들을 모아 소설집을 펴낸 것이다. 도서출판 아르띠잔에서 출간한 'SF 김승옥'이다. 소설집 이름에 작가 이름이 들어간 것이나, 김승옥의 50년 전 단편을 맨 처음 실은 것 모두 '존경'과 '헌정'의 뜻을 역력히 드러낸다.

50년 전 청년 김승옥과 현재 청년 작가들의 작품이 공존하는 이 소설집에는 모두 김승옥의 단편 외에 모두 9편의 짧은 소설이 실렸다.

김학찬, 윤이안, SOOJA, 박생강, 이하루, 강병융, 김민정, 전혜진, 곽재식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이 상상한 2070년이 오면, 그 미래 후손들은 '타임캡슐'과 같은 이 소설집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lesl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