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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새끼 가지려고 알 훔친 ‘게이’ 펭귄 커플…하필 ‘레즈비언’ 커플이 낳은 무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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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네덜란드 동물원에서 한 게이 펭귄 커플의 사연이 화제다. 새끼를 낳고 싶어서 다른 펭귄 커플의 알을 훔쳤는데, 그것이 하필 레즈비언 커플이 낳은 무정란이었던 것.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아메르스포르트에 있는 디런파크 동물원에서 아프리카 펭귄 두 마리가 다른 펭귄들이 낳은 알을 훔쳤다.

이들 커플은 두 마리 모두 수컷인 ‘게이 부부’로, 최근 다른 펭귄 커플이 낳은 알과 둥지를 통째로 가로채 교대로 알을 품기 시작했다. 사육사 샌더 드로스트는 “이 게이 커플은 동물원 펭귄들의 보스 격이라 알을 훔쳐도 다른 펭귄들이 꼼짝 못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이 품고 있는 알은 부화하지 않을 전망이다. 드로스트에 따르면 이 알은 레즈비언 펭귄 커플이 수정 없이 낳은 무정란이기 때문이다.

이 게이 커플은 지난해 11월에도 알을 훔친 전과가 있다. 그러나 그때 역시 레즈비언 커플의 알을 훔치는 바람에 부화에 실패했다.

사육사 마크 벨트는 “펭귄들 사이에서 동성애는 흔하지만, 이 게이 커플은 새끼를 가지려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밝혔다.

동성 커플 펭귄이 알을 부화하는데 성공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스페인 발렌시아의 아쿠아리움에서 레즈비언 젠투펭귄 커플이 알을 품어 부화시켰고, 2018년 10월에도 호주 시드니 시라이프 아쿠아리움의 게이 펭귄 커플이 부화에 성공했다.

한편 동물들 사이에서 동성 커플은 늑대와 코끼리 등 전체 동물의 95%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캐나다의 생물학자 브루스 배지밀은 1999년 출간된 저서 ‘생물학적 과잉’에서 “이 세상에 완벽하게 이성애인 동물류는 하나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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