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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과로사 국감인데…'주5일 근무' 쿠팡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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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국회 첫 국감 '낙제점'
여야 모두 정책국감 예고했지만
엉뚱한 증인 세우고 기업인 윽박


파이낸셜뉴스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우측부터)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이종민 광복회 의전팀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 박현종 BHC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박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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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올해 국회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아 오는 26일이면 종료를 앞둔 가운데 21대 첫 국정감사의 총평 성적표가 낙제점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여야는 국감에 앞서 정책국감을 표방했지만 산업 생태계를 점검하고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해법을 모색하기보다는 상임위 곳곳에서 기업을 무분별하게 옥죄는 구태 정치, 구태 국감 모습을 답습했다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안과 관계없는 일부 기업의 임원을 엉뚱하게 증인으로 세우거나, 산업 생태계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혁신을 저해하는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일부 상임위에서 사안과 관계가 없거나 문제의 핵심에 빗겨나 있지만 기업인이라는 이유로 증인출석을 요구하는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다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택배기사와 관계없는 쿠팡 물류센터 임원을 증인으로 불렀다. 택배기사와 쿠팡 배송기사의 근무 체계에는 큰 차이가 있음에도 택배회사 대표가 아닌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가 오는 26일 국감장에 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쿠팡은 '택배기사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로부터 모범사례로 꼽힌 기업이다.

쿠팡의 배송기사들은 주 5일제 근무에 15일 연차 휴무 등 연 130일의 휴무와 주 52시간 근무를 철저히 보장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 대한 국회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KT&G도 증인 채택으로 곤혹을 겪은 경우다. 전북 익산 장점마을에 발생한 집단 암 발병 사건(일명 '연초박 사태')과 관련해, 책임 주체로 언급되지 않는 KT&G를 환노위와 기획재정위원회가 국감장에 불러내면서다.

지난 8월 감사원은 '익산시의 지도·감독상 책임이 있다'는 감사결과를 확정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지난 7일 기재위 국감에서 해당 사안의 관리감독 책임은 "익산시와 전북도가 주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환노위 국감장에 선 백복인 KT&G 대표이사는 기재위 종합감사에 또다시 출석요청을 받은 바 있다.

기재위 소속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 대표이사의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암 발병과 관련한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기재위 소관이 아니라고 반대했다.

환노위 증인으로 이미 출석한 특정 기업인을 또 다시 부르는 것은 표적 추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 생태계 전반을 살펴야 하는 국회가 경제주체 중 일부 만을 대변해 혁신을 저해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정무위원회는 이날 진행한 종합국감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근 로드숍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겪은 화장품 업계의 온·오프라인 가격 차별화 논란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최근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국회가 서 회장에게 무작정 현재 가격을 시정하라는 것은 쇼핑의 온라인화라는 시장의 흐름을 역행해, 디지털 혁신을 막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이 직접 나서거나 로펌 등을 통해 증인 채택을 막고 철회하는 로비 악습이 이번 국감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출석요구를 받은 한 기업의 관계자는 "힘 없는 만만한 기업만 불려가서 '망신주기'를 당하고 있는 것 같아 국감 체제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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